거래자수 470만명…전년比 11.8%↑
영업구역 제한…“다방면 대응 필요”
국내 10대 저축은행의 거래자수가 1년 전 50만명 가까이 늘며 5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적금 이자율이 오르면서 저축은행을 찾는 이들이 많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점포 수는 100개에 턱걸이하는 수준까지 줄면서, 커져가는 저축은행의 몸집에 맞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산 규모 상위 10대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기준 총 거래자수는 469만6508명으로 1년 전보다 11.8%(49만5663명) 증가했다.
저축은행별로 살펴보면 페퍼저축은행의 거래자수가 33.4%늘며 가장 가파른 증가 곡선을 그렸다. 뒤를 이어 ▲상상인저축은행(15.6%) ▲SBI저축은행(14.3%) ▲OK저축은행(12.8%) ▲다올저축은행(11.0%) ▲웰컴저축은행(8.7%) ▲한국투자저축은행(3.7%) ▲애큐온저축은행(3.4%) ▲모아저축은행(1.4%) 순으로 거래자수 증가율이 높았다. 조사 대상 저축은행 중에서는 OSB저축은행의 해당 수치만 7만9937명으로 8.6% 감소했다.
저축은행 이용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전인 2019년 3분기 317만5108명에서 3년 새 152만명이 늘어나며 꾸준히 상승세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수신금리 경쟁이 거래자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임직원 수도 4958명으로 1년 전보다 400여명 늘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뱅킹 및 신사업 확대 등과 관련한 인력이 충원을 위해 꾸준히 채용을 진행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점포 수는 고작 100개에 그쳤다. 웰컴저축은행이 지난해 보다 2개 줄어든 22개로 집계됐으며, SBI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은 각각 20개와 15개의 점포를 지난해와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었다.
톱10 저축은행 중 이 3곳을 제외한 나머지 저축은행의 점포수는 모두 10개 미만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OSB‧모아 저축은행(9개) ▲웰컴저축은행(8개) ▲페퍼저축은행(6개) ▲애큐온저축은행(5개) ▲다올저축은행(4개) 순이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점포수가 2891개인 점을 감안하면 저축은행 점포 수는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물론 비대면 금융으로의 전환으로 은행권 전반적으로 점포 수를 축소하고 있긴 하다. 다만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들이 대부분 중‧저신용자 및 자영업자, 고령층 등 다양한 연령대를 고려할 때 우려되는 대목이다.
저축은행의 점포수가 소규모인 배경에는 ‘영업구역 제한’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전·충남·충북·세종 ▲대구·경북·강원 ▲광주·전남·전북·제주 등 6개 영업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이중 서울과 인천·경기 등 수도권 저축은행은 50%, 나머지 권역 저축은행은 40% 이상을 영업권역 내에서만 대출을 해줘야 한다. 한 마디로 지역을 벗어나서 영업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비율 위반 시엔 임직원 해임이나 면직 등의 징계가 내려진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해당 규제에 막혀 영업을 확대할 수 없었지만 현재는 비대면 금융 활성화로 오히려 점포를 줄이고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규모가 작으며 수도권 쏠림 현상과 지역경기 악화 등 업권 내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대면 금융을 대비하기 위해 모바일 뱅킹 확대를 하고 있지만 엄연한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불어나는 몸집에 필요한 규제 완화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