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선수 1~2명에 의존하지 않는 두꺼운 선수층 구축
브라질, 프랑스, 포르투갈, 그리고 일본까지 선수층 탄탄
8강에 진출한 대부분의 팀들은 두꺼운 선수층을 자랑한다.
포르투갈은 7일(한국시각)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16강에서 스위스를 6-1로 물리치고 8강에 진출했다.
‘캡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지만, 포르투갈은 그의 공백을 체감하지 못할 정도의 매끄러운 공격으로 무려 6골을 터뜨렸다.
호날두가 벤치에서 출발한 가운데 21세 신예 곤살로 하무스가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포르투갈 리그 벤피카에서 뛰는 하무스는 18세 나이로 해트트릭을 달성한 펠레(브라질) 이후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최연소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한국전에서 핵심 주전 일부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며 체력을 안배한 포르투갈은 체력적인 여유 속에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 스위스를 6-1 대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스위스가 우승후보는 아니지만,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포르투갈은 지난 1월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스위스에 0-1 패했다.
선수층을 말할 때 브라질과 함께 꼽히는 팀이 프랑스다. “해리 케인 등 우승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잉글랜드의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8강 프랑스전을 앞두고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의 가장 강한 점은 두꺼운 선수층이다.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4경기 만에 5골 터뜨린 킬리안 음바페의 존재도 무섭지만,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프랑스의 두꺼운 선수층을 언급했다. 발롱도르 수상에 빛나는 카림 벤제마를 비롯해 폴 포그바, 은골로 캉테의 부상 이탈 속에도 브라질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비록 8강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독일-스페인을 연파하고 ‘죽음의 조’에서 조 1위로 16강에 오른 뒤 크로아티아와 승부차기 접전 끝에 석패한 일본의 두꺼운 선수층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후반 대반격’ 키워드로 요약되는 일본의 전술은 선수층이 두꺼워야 가능하다. 조별리그부터 16강까지 매 경기 다른 라인업으로 상대에 따라 맞춤형 용병술을 선보였다. 비중이 큰 특정 선수 한두 명에게 의존하지 않고, 말 그대로 팀의 형태로 상대에 따라 색깔을 바꿔가며 대항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용병술이 호평을 받은 것도 두꺼운 선수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루과이전 무실점 무승부에 이어 포르투갈전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한국 축구는 카타르월드컵에서 분명 성공했다. 비록 16강에서 브라질에 크게 졌지만, 그것을 놓고 한국의 월드컵 성과를 폄훼할 수 없다.
보완할 점은 역시 두꺼운 선수층 구축이다. 손흥민-황희찬-김민재가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닐 때도 그에 못지않게 뛰어줄 선수들을 많이 육성해야 한다. 물론 말처럼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강한 팀과 강하지 않은 팀의 차이가 발생한다. 아무팀이나 이뤄낼 수 없는 과제를 해결하고 한국 축구가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을까. 카타르월드컵에서 발견한 희망으로 팬들의 기대치는 더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