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월드컵서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 두드러져
가나전 멀티골 조규성, 이번 대회 최고 스타 등극
벤투 감독 외면 받았던 이강인도 극적 반전으로 존재감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12년 만에 원정 월드컵 16강을 달성한 축구대표팀은 ‘젊은 피’들의 경쟁력을 확인하며 4년 뒤 열리는 북중미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카타르월드컵에 나선 벤투호는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조규성(전북)이다.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에 교체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만 해도 조규성은 실력보다는 빼어난 외모가 더욱 주목 받았다. 월드컵 개막 직전 조규성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2만여 명이었지만 우루과이와 경기 뒤, 무려 7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부터 축구 팬들의 시선은 그의 외모가 아닌 실력으로 쏠렸다. 기존에 부동의 원톱이었던 황의조(올림피아코스)가 부진한 틈을 타 선발 자리를 꿰찬 조규성은 가나를 상대로 멀티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떨쳤다. 월드컵에서 1경기 멀티골은 한국 선수로는 조규성이 최초다.
특히 조규성은 조별리그 공중볼 경합에서 18번의 공을 따내 이 부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통했다. 벌써 유럽 명문 구단들이 그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1998년생인 조규성은 이미 올 시즌 김천 상무서 전역해 병역을 해결하며 유럽 진출에 걸림돌이 없다.
올 시즌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그가 유럽 무대에 진출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다면 4년 뒤 열리는 월드컵에서 또 한 번 맹활약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강인은 대표팀 최종엔트리에 든 선수 가운데 막내이자 유일한 2000년대 생으로 이번 대회서 월드컵 데뷔전을 치렀다.
월드컵 직전 가장 마지막으로 대표팀에서 경기를 치른 것이 지난해 3월 한일전이었던 그는 이후로 벤투 감독의 철저한 외면을 받다가 카타르서 반전을 이뤘다.
조별리그 1,2차전서 교체로 출전해 ‘게임체인저’로 활약한 그는 16강 진출의 운명이 걸린 포르투갈전에 선발로 나서기도 했다.
특히 가나와 경기에서는 교체 투입 1분 만에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로 조규성의 헤더골을 어시스트했다. 이강인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헤더로 받아 넣는 장면은 4년 뒤 열리는 월드컵에서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한국 축구의 기대주로 꼽혔던 백승호도 세계최강 브라질과 경기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다음 월드컵을 기대하게 했다.
브라질과 16강전서 후반 19분 황인범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은 백승호는 후반 31분 환상적인 왼발 슈팅으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브라질을 상대로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그는 답답했던 속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슈팅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만약 이번 대회서 황인범과 함께 대표팀 중원을 지킨 1989년생 정우영(알 사드)이 다음 월드컵에 나설 수 없다면 그 자리는 이제 백승호가 채워줘야 한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까지 노렸던 카타르 대회는 아쉽게 브라질에 가로 막혀 16강에서 마무리됐지만 경쟁력을 보인 기대주들의 활약은 4년 뒤 월드컵에 대한 전망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