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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금융을 묻다⑥] 이현애 농협은행 부행장 "자신의 리스크 판단부터"


입력 2022.12.12 06:00 수정 2022.12.12 06:00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20~30대 짠테크 '소비 줄여라'

중장년 땐 연금·보험 상품 활용

장기 채권·우량 기업 살펴볼 때

장수는 더 이상 축복이 아니다. 마냥 오래 살라는 말은 언젠가부터 악담이다. 그 자리는 가난한 노후를 둘러싼 불안이 차지했다. 직장 생활보다 더 길어진 퇴직 후의 여생은 공포의 대상이다. 그렇다고 평생 일을 붙잡고 살기엔 삶이 불행하다.


비상구는 금융이다. 언젠가부터 은행 창구에 '내 집 마련 적금' 현수막이 붙어 있던 자리는 '은퇴 이후 소득'을 위한 상품에 자리를 내줬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과 은행에서 이를 진두지휘해 온 수장들이 직접 청사진을 꺼내 놨다. 은퇴 금융의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이들의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해법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이현애 농협은행 부행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투자를 할 때 리스크에 대한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현애 NH농협은행 개인금융부문 부행장은 긴 자산관리를 해야 하는 시점에 가장 신경써야 할 포인트로 리스크를 꼽으며 "모든 사람들은 투자를 하고자 할 때 현재 자신의 리스크 상황에 대한 판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스크의 개념은 '나이와 부, 소득, 부양가족의 수, 은퇴하기까지 남은 기간, 당신이 원하는 재무목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변동성과 함께 할 수 있는 담력이 있는지'를 의미했다. 이 부행장은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리스크는 항상 변화하기 때문에 늘 체크해야만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생애 주기별 자산 관리의 경우 20~30대 청년층은 "경기와 상관없이 짠테크(짠돌이+재테크), 즉 소비를 줄여라"고 신신 당부했다. 'NH샀다치고 적금' 같은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이 상품은 소비와 관련된 9개 아이콘을 원하는 이름과 금액으로 설정하고, 소비를 참아 돈을 입금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청약저축, 정기적금 펀드, 실손의료보험 등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이현애 농협은행 부행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 부행장은 "40~50대라면 기대여명에 따른 필요금액을 산출하고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등을 모의계산 해보고 노후설계을 통해 구체화 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금이 부족하다면 연금상품을 추가로 가입해 보충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보험 상품 등 리모델링은 필수다. 대부분 기존 보험은 70~80세로 보장 만기가 돼 있지만, 현재는 120세 만기 상품도 출시되고 있으니 보장이 동일하다면 환승할 만 하다. 자녀교육비를 마련할 수 있는 어린이 펀드나 간병 보험도 요긴하다. 맞벌이 세대가 많은 만큼, 간병보험을 미리 준비하면 양가 부모님 중 한분이라도 쓰러질 때 간병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설명이다.


50~60대 후반부터는 자산증식보다 지키는 전략을 고수하는 가운데 안정적이고 규칙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 둘 것을 제안했다. 은퇴자금은 매월 필요한 생활비를 기준으로 세우되 물가 상승을 고려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지출비나 병원비 등의 예비자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목돈으로 연금을 만들 수 있는 종신연금이나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을 이용하는것이 유리하다. 혼자서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면 농협은행의 NHAI100 자문센터 등에서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이현애 농협은행 부행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NH농협은행 본점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 부행장은 "내 집 마련과 가족규모가 확대되는 시기에는 부동산 비중이 불가피하게 증가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등을 감안할 때 가처분 소득의 50% 이내로 부동산 비중을 관리하되, 50대 이후에는 환금성 등을 고려해 이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대출을 과도하게 활용하지 않다는 전제 하에 안정적인 임대료나 배당이 발생하는 상업용 부동산이나 리츠와 같은 상품을 노후대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 부행장은 기준금리 정점 예측과 관련해서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높은 수준의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한다고 밝혔던 만큼 그 시기는 내년 상반기 정도로 보여진다"며 "향후 2~3년 이내는 고금리 정책이 일정 기간 유지되다가 금리 인하로 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입출식 통장에 있는 유동자금도 1개월 이상으로 단기 예금에 가입하는 것이 좋고, 금리가 정점이라고 생각하는 시점에 확정 고금리 상품에 가입하라"며 "장기채권에 투자할 시기가 오고 있으므로 분할 매수 하는것을 추천한다"고 제언했다. 또 "최근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주식가격을 평가하는 주가수익비율이 25년 평균 수준인 16배 정도로 내려와 있어, 장기투자 관점에서 우량기업 지분을 늘리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은퇴금융을 묻다⑦]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위원 인터뷰 기사로 이어집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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