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소환 불응하나…김건희 물고늘어지며 수사 정당성 '흔들기'
소환 통보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을 향해 영부인 김건희 여사는 언제 소환할 것이냐를 물으며 역공에 나섰다. 김 여사를 물고늘어지며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흔들어, 소환에 불응할 명분 쌓기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3일 오전 강원 춘천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참석자들이 공개 모두발언을 마치고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되기 직전,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자청해 "우리 언론인들이 내게 '언제 소환에 응할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해주더라"며 "미리 입장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더니 "혐의도 뚜렷하지 않은 이재명에게 언제 소환에 응할 것이냐고 물을 게 아니다"며 "중범죄 혐의가 명백한 대통령 가족은 언제 소환 조사 받을 것이냐를 먼저 물어보라"고 잘라말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중범죄 혐의'란 이른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가리킨 것이며, '대통령 가족'이란 영부인 김건희 여사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지난 16일 결심 공판에서 주요 피의자들에게 구형이 이뤄졌다.
소환에 응할지를 묻는 언론을 향해 김 여사는 언제 소환하느냐로 받아친 것을 볼 때, 이 대표가 검찰의 소환에 불응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굳혀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여사를 엮고 들어가면서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문제삼아, 소환 불응의 명분을 쌓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지현 "이재명, 檢 당당히 나가야"…李퇴진론엔 "좀 치사해"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소환 통보한 것에 대해 "검찰에 당당히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검찰 소환에 응하는 것 자체가 수사도 안 받는 김건희 여사 같은 여권 인사들의 불공정을 오히려 더 각인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는 이 대표한테 털어도 먼지가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워낙 전부터 많이 검찰 수사를 받으셨던 분이라 본인 관리는 철저히 하셨다고 생각한다"면서 "검찰에서는 어떻게든 죄가 있다고 보고 털 데까지 털어보자, 계속 흠집내기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검찰 공격에는 당대표가 개인 자격으로 대응하고 당은 민생을 가지고 총력 투쟁하는 것이 맞다"며 "검찰 수사 대응에 이태원 국정조사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같은 것들이 다 묻혀버리지 않냐"고 강조했다.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 대표 사퇴론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이제 서서히 이 대표 내려오라는 목소리가 계속 있는 것 같던데 그건 좀 치사하다는 생각도 든다"면서 "지금은 일치단결해서 야당 탄압에 맞서고 민생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틈 파고든 '빌라왕' 눈뜨고 코 베인 세입자들
기준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임대차시장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매매가격이 전셋값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깡통주택'이 증가하고 계약 당시보다 전세 시세가 더 떨어진 '역전세'도 많아졌다. 이에 따라 임대차계약이 종료됐음에도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도 크게 늘었다.
HUG가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에게 갚아준 전세보증금은 월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1월 기준 보증사고로 인한 전세보증금 대위변제액은 1309억원(606가구)으로 한 달 전보다 222억원 늘었다. 올 11월까지 누적 대위변제액은 7690억원에 이른다.
주택경기 침체 분위기 속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을 더 키운 사건이 터졌다. 수도권에서 1139가구의 빌라·오피스텔을 사들인 일명 '빌라왕', 40대 김씨가 지난 10월 사망하면서 수백명의 세입자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김씨는 '무자본 갭투자' 방식을 취했다. 집값과 전셋값이 비슷하거나 시세 파악이 힘든 신축 빌라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임차인의 보증금으로 또 다른 집을 사고, 그 집에 새로운 임차인을 받는 돌려막기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