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캐피털사 등 여신전문금융사들이 최근 한두 달 새 신용대출 금리를 크게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레고랜드 사태로 시장이 경색되면서 자금조달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여신금융협회가 집계한 카드·캐피털사 20곳의 11월 말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평균 15.65%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14.91%)보다 0.74%포인트(p) 오른 수준이다. 여전사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15%대로 오른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경우 신용평점(KCB 기준) 601~700점 고객의 신용대출 금리를 9월 14.65%에서 11월 18.25%로 두 달 새 3.60%p나 올렸으며, 701~800점도 같은 기간 13.26%에서 16.49%로 3%p대를 인상했다.
캐피털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도 801~900점 고객의 대출금리를 10월 14.71%에서 11월 16.14%로 인상했다. 900점 초과 고신용자 대출금리는 같은 기간 12.41%에서 14.60%로 각각 1~2%p대를 올렸다.
여전사 중 일부 회사는 신용평점 600점대인 고객을 상대로 법정 한도에 육박하는 금리(19.9%)를 적용하는 등 사실상 일정 신용점수대 밑으로는 대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앞서 여전사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10월에도 전월 대비 0.52%p 오르며 상승 폭이 컸는데, 10~11월 두 달 새 평균 금리 상승 폭은 1.26%p에 달한다. 그동안 여전사 신용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7월(13.96%)까지만 해도 13%대를 유지하는 등 기준금리가 본격 상승하던 작년 8월(13.48%)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었다. 심지어 일부 여전사는 올해 대출금리 수준을 낮추기도 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 영향으로 자금시장 경색이 심화되면서 여전사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여전사들이 신용대출 상품의 ‘디마케팅’(고객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이는 마케팅)에 나섰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고객 예금을 받아 돈을 빌려주는 은행이나 저축은행 등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여전사들은 채권이나 기업어음을 발행하지 못하면 대출 재원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여전사들의 신용대출 금리가 법정 최고금리(20%)에 가까워지면서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나 개인사업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