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단독대표 체제에 변화
안정성·세대교체 모두 잡아
DB손해보험이 김정남 부회장과 정종표 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DB그룹이 보험, 금융, 제조서비스의 3개 그룹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면서 세대교체에 방점을 찍은 결과다.
DB손보는 어려운 업계 상황을 감안해 13년간 유지하던 김 부회장의 단독 대표 체제를 투톱으로 바꾸며, 안정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DB그룹은 최근 사업구조 개편과 주요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 사업을 보험, 금융, 제조서비스 3개 사업그룹으로 개편하고, 3개 사업그룹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를 선임했다.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를 통한 전문성과 책임경영 강화가 목적이었다.
DB손보는 정 사장을 대표이사로 추가 선임하며 각자대표 체제가 형성됐다. 13년간 이어지던 김 부회장의 단독대표 체제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DB그룹의 보험그룹장을 겸하는 김 부회장은 큰 사안 위주로 감독할 방침이다. 신임 대표인 정종표 사장은 경영 실무에 대한 의사결정을 도맡는 식으로 업무를 나눴다.
정 사장은 1962년생이며 연세대 법학과를 나왔다. 1952년생인 김 대표와 10살 차이가 난다. 또 정 사장은 1987년 DB손보에 입사해 영업, 인사, 기획 등을 두루 거쳤다. 이어 2015년 법인사업부문 부사장, 2020년 개인사업부문 부사장을 맡았고 지난해 3월에는 등기임원에 올랐다.
DB손보의 인사는 다른 계열사와의 차이가 돋보였다. DB금융투자나 DB하이텍 등은 새로운 대표를 선임하는 단호한 인사를 결정했다. DB금융투자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는 곽봉석 DB금융투자 부사장이 내정됐다. DB하이텍은 조기석 부사장이 파운드리사업부 대표이사 사장에, 황규철 사장은 브랜드사업부 대표이사 사장에 각자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하지만 DB손보는 기존 대표에 변화를 더하는 방식이다.
불안정한 보험업황을 대비하는 동시에 세대교체에 대한 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내년에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따른 경기 둔화 영향으로 내년 국내 보험 산업의 성장성이 전반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보험 수요 위축, 해지 증가 등으로 성장성이 둔화하는 등 손해율이 올라 수익성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어두운 업계 전망에도 불구하고 13년 만에 변화를 꾀한 DB손보가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DB손보를 오랜 기간 이끌어온 대표를 한 순간에 바꾸는건 리스크가 따를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어려운 업황에서 세대교체와 안정성 둘 다 잡기위한 노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