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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온 北 고위직 인사 '처형'설?...리용호 전 외무상 [뉴스속인물]


입력 2023.01.05 06:57 수정 2023.01.05 06:58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리용호 전 외무상ⓒ뉴시스

북한의 리용호 전 외무상이 지난해 가을 처형됐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4일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리 전 외무상은 정통 외교관으로 잔뼈가 굵은 인물로, 다수 외교 무대에 책임자로 나선 바 있다.


특히 북핵 6자회담, 2018년 북미 비핵화 협상 등에 책임자로 나서면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 관료치고는 말이 통하는 인물"이라는 평가 받았던 인물이다.


2020년 외무상 해임 이후 종적을 감췄던 그가 '처형설'이 제기되면서 다시금 국내외의 주목 받고 있다.


리용호 전 외무상이 2018년 유엔 본부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뉴시스

1956년생으로 알려진 리용호는 북한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을 지낸 리명제의 아들로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났다. 평양외국어대 영어학부를 졸업한 이후 외무성 국제기구국 과장과 부국장, 주영 북한대사를 지내며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90년대 초부터 핵 문제를 비롯한 각종 대미 협상에 참여하면서 북한의 차세대 외교 주역으로 주목 받았다. 2010년 외무성 부상 자리에 올랐으며 이듬해에는 북핵 6자회담의 북측 수석대표를 맡기도 했다.


6자 회담은 리 전 외무상이 수석대표를 맡던 시기에는 사실상 결렬 분위기였지만, 글린 데이비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와의 거듭된 접촉을 통해 2012년 '2.29 합의'를 도출해냈다.


이를 계기로 당내의 주요 직위를 꿰차기 시작한 그는 2016년 5월에 열린 7차 노동당 대회에서 외무상으로 임명된다.


2018년은 리 전 외무상의 활약이 가장 크게 두드러진 시기다. 당시 그는 외무성의 수장으로 '비핵화 협상'의 핵심 실무자로 참여해 협상 전략을 구상하는 등 회담에 많은 관여를 했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보좌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하노이 담판이 결렬되자 현지에서 전격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측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리 전 외무상과 접촉해본 국내외 전문가들은 그를 기존 북한을 대변하던 당국자들과 달리 '말이 통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한 바있다. 또 기자들과의 만남을 피하지 않았으며 영어도 매우 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선임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리용호는) 사안을 잘 아는 매우 실력 있는 사람으로 북한의 이익을 강하게 대변하지만, 최소한 말은 통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그가 다른 북한 사람들보다 더 유연하다거나 더 합리적이라는 건 아니다"라며 "북한 사람들은 세계를 보는 자신들만의 관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노이 노딜' 이후에도 외무상으로 북미 대화에 계속 관여하는 등 큰 입지를 자랑했다. 대미협상을 주도했던 김영철 당시 통일전선부장 중심의 대남라인이 물러나고, 리 전 외무상 등 정토 외교라인이 대미 외교의 전반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리 전 외무상은 2019년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외무상에서 경질됐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되면서 입지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또 2020년 4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3차 회의에서는 국무위원에서도 소환되기도 했다.


북한 당국의 공식 보도 없이 외무상 경질이 확인되면서 리 전 외무상이 처벌 받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이후 북한 매체에서는 리 전 외무상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고 있다.


다만 정부 공식 정보기관에서 발표한 내용이 아닌 불분명한 소식통에 의한 소식인 만큼 리 전 외무상의 처형이 실제로 이루어졌는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리용호는 19년 12월 말까지 외무상으로 활동한 내역이 공식 매체에서 확인이 된다"며 "20년 초에 당정 주요 직위에서 소환된 이후 공식 매체에서 식별된 내용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처형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인된 바는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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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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