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최문순, 알펜시아 낙찰 발표하며 "KH, 1조 추가 투자"…사전 협의?


입력 2023.01.06 13:30 수정 2023.01.06 13:30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최문순, 알펜시아 양도 협약 체결식서 '추가 개발계획' 언급…"국제평화도시 개발 계획"

"알펜시아 주변 유휴부지 35만 평, KH그룹 추가 매입·개발 예정" 언급하기도

검찰, 강원도-KH그룹 낙찰자 확정 전 사업·투자 관련 논의 여부 조사

최문순 측 "알펜시아 인수 의지 있는 기업에 '세일즈' 하는 과정서 추가 개발 여지 공통 홍보한 것"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 ⓒ 뉴시스

강원도가 KH그룹의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 과정에서 낙찰자 결정 전 향후 투자 계획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한 정황이 포착됐다.


검찰은 강원도와 KH그룹이 알펜시아 인수를 전제로 부대조건·투자 대상 등을 사전 조율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문순 전 강원도지사는 KH그룹의 알펜시아 인수 확정 직후인 2021년 6월 24일, 강원도청에서 입찰 결과 발표 및 양도 협약 체결식을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강원도의 숙원이었던 알펜시아 매각이 마침내 이뤄졌음을 알리며 인수자는 KH그룹, 인수액은 7100억원 상당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최 전 지사는 "KH그룹의 알펜시아 인수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추가 개발계획 때문"이라며 KH그룹의 향후 개발·투자 계획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고 한다.


그는 "KH그룹은 알펜시아 내부와 주변을 국제평화도시로 개발할 계획을 하고 있다"며 "1조원의 추가 투자 계획이 있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알펜시아 주변 유휴부지 약 35만 평도 KH그룹이 추가 매입해 개발할 예정"이라며 "큰 개발이 시작되는 만큼, 강원도와 강원도개발공사에서는 전담 조직을 만들어 인허가를 포함한 행정 서비스를 최고 수준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알펜시아 리조트 스키장 ⓒ 뉴시스

국제평화도시 개발 계획은 공개 매각과 상관없이 당시 강원도가 추진하던 정책이었다. 주변 유휴부지 추가 매입·개발과 1조원 추가 투자 계획도 알펜시아 인수와는 별개로 논의해야 할 사안이다.


최 전 지사 측은 알펜시아 인수 의지를 드러낸 기업들에 '세일즈'를 하는 과정에서, 향후 추가 개발 여지가 있다는 점을 공통으로 홍보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양도 협약 체결식에서 최 전 지사가 한 발언은 구체적 투자 대상과 운영 계획, 자금 규모까지 상세한 부분을 포함하고 있어, KH그룹과 알펜시아 낙찰을 전제로 사전 교감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다.


최 전 지사의 발언은 알펜시아 인수 결정 뒤 열린 강원도개발공사 도의회 업무보고에서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만희 당시 강원도개공 사장은 최 전 지사가 국제평화도시 등 매각과 무관한 내용을 언급한 경위를 묻자 "그 자리에서 발표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막을 수 있는 사항은 아니었다"고 대답했다.


이어 "입찰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지사님께서 지역발전에 대한 의욕이 있으셨기 때문에"라고 곤혹스러운 심경을 드러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이러한 정황을 토대도 KH그룹과 강원도가 낙찰자 확정 이전 접촉해 향후 사업·투자 관련 논의를 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알펜시아 공개 매각은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온비드 시스템을 통해 일반경쟁 입찰로 진행됐다. 입찰 조건은 최고액 낙찰이었다. 공개 매각과 직접 관련이 없는 추가 개발 계획 등이 사전 논의됐다면, 입찰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볼 여지가 있는 상황이다.


이 전 강원도개공 사장 역시 도의회에서 "일반 경쟁 입찰은 입찰 조건이 중요하다"며 "부대조건을 붙이면 불공정"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