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은행·건설지수 올해 6거래일 중 5거래일↑
“고금리 속 대출확대·주택 수요 반등 어려워”
정부가 새해 부동산 대출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은행주와 건설주의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장 고금리 환경에서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감을 충족하기는 한계가 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경우 파급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은행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0% 오른 689.98에 거래를 마쳤다.
KRX은행지수는 주요 금융지주와 카카오뱅크 등으로 구성된 지수로 올해 첫 거래일 592.44로 마감한 뒤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러한 주가 급등은 금리 인상기에 따른 실적 개선 속 부동산 규제 완화와 주주환원 확대 조짐 등의 겹호재로 투자 매력이 올라간 덕분이다.
은행주는 연말 배당락으로 인해 주가가 하락했지만 정부가 지난 3일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수혜 기대감이 커졌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국내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주주환원정책 캠페인을 시작한 것도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후 신한지주가 자본비율 12% 초과분을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은행주 전반이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증권사들은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른 단기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 대출 성장률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현재의 고금리 상황에서 큰 폭의 대출 확대 기대는 어렵기 때문이다. 향후 주택 구매 심리가 호전될 경우에는 파급 효과가 크게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분양가와 상관없이 중도금대출이 가능해진 점은 어느 정도 직접적인 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주택 관련 대출이 의미 있게 증가하기 위해선 거래량 수반이 필수인데 거래량 수반에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은행주 강세의 가장 큰 요인이 배당 정책에 있는 만큼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한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본비율이 높은 대형 은행의 반등 폭이 지방 은행 대비 컸다는 점에서 주주환원 정책 확대 기대감이 주가 반등의 핵심 요인”이라며 “은행주 투자의 초점이 주주환원 여력으로 맞춰져 있어 대형 은행 중심의 대응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KRX건설지수는 1.08% 상승한 559.08에 마감했다. KRX 건설지수도 올해 들어 6거래일 간 하루(3일)를 제외하고 5거래일 반등하면서 강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건설주 역시 고금리 환경에서 가계의 주택 수요 반등을 이끌어내기까지 상당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정부 기금 계정으로 악성 재고를 대량 매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준 마련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대규모 부동산 규제완화 조치를 비롯해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겠다고 나선 정부의 스탠스는 구축 거래와 신축 분양 시장 하단을 지지할 전망”이라며 “정부 의지와 재원은 충분하지만 속도감 있게 실행되기는 어려워 종합 건설사 단기 반등 재료로는 충분하나 장기 추세를 만들어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