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홈 아스날전 어이없는 볼 처리로 자책골 범해
직전 경기 이어 또 치명적 실책에 토트넘 팬들 "은퇴하라!"
토트넘 ‘캡틴’ GK 위고 요리스(36)가 또 반갑지 않은 호러쇼를 연출했다.
토트넘은 16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서 펼쳐진 '2022-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아스날전에서 전반에만 2골 내주고 0-2 완패했다.
아스날은 승점47(15승2무1패)로 EPL 우승 가능성을 조금 더 높였고, 토트넘은 승점33(10승3무5패)으로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38)와의 격차도 벌어졌다.
토트넘으로서는 매우 실망스러운 행보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데얀 쿨루셉스키를 비롯해 손흥민-해리 케인이 공격에 나섰지만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홈에서 무기력하게 졌다.
‘북런던더비’를 지켜보는 토트넘 홈 팬들을 더 가슴 치게 했던 것은 아스날 GK 아론 램스데일 선방쇼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 요리스의 호러쇼다.
전반 7분에는 볼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은케디아에게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했다. 다리를 뻗어 간신히 막아냈지만 홈 팬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반 14분에는 결국 터졌다. 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부카요 사카가 올린 크로스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자책골을 범했다. 볼이 굴절된 탓도 있지만 요리스 수준의 골키퍼라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현지 중계진은 자책골을 범한 뒤 누군가에게 불평하는 듯한 요리스의 모습을 꼬집기도 했다.
허무한 실점 뒤 토트넘은 또 골을 내줬다. 전반 36분 사카의 패스를 받은 외데가르드가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요리스가 팔을 뻗어 막아보려 했지만 공은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에 내준 2골을 뒤집지 못한 토트넘은 무기력하게 졌다. 토트넘이 홈 EPL 경기에서 라이벌 아스널에 패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경기 후 토트넘 팬들은 ‘요리스 호러쇼’에 격분하며 패배의 책임을 그에게 돌리기도 했다. 요리스는 직전 홈경기에서도 어이없는 실점으로 원성을 샀다.
베테랑의 실수가 잦아지면서 팬들은 “프랑스 대표팀뿐만 아니라 토트넘에서도 은퇴하라”고 말한다.
요리스는 프랑스 축구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약 14년 뛰었다. A매치 145경기 뛰며 프랑스 역대 최다 A매치 출전 기록을 달성한 베테랑이다.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에서도 부동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토트넘에서도 ‘넘버원’ 골키퍼로 오랜 시간 골문을 지켜왔다.
이런 분위기를 알고 있는 콘테 감독은 중계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요리스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하나로 생각한다. 가끔 실수는 발생할 수 있다. 골키퍼의 실수는 더 눈에 띈다”며 “한두 가지 상황만 놓고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요리스는 라커룸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 중 하나”라고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