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전장연, 5차례 협의에도 만남 형식 등 면담조건 놓고 이견…'최종 합의' 불발
시 "전체 장애인 의견 수렴 위해서라도 다양한 장애인 단체 목소리 들어야…형평성 차원서도 중요"
"전장연 요구 '장애인 권리 예산' 1조 3000억원, 정부 소관…시도 역할 분담에 적극 나설 것"
전장연, 19일까지 서울시와 면담 성사 안 되면…20일부터 지하철 탑승 시위 재개 방침
서울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오세훈 서울시장 단독 면담 요구를 거절했다. 대신 오는 19일 오후 장애인단체 비공개 합동 면담을 제안했다. 형평성 등을 이유로 다른 장애인 단체들과 함께 만날 것을 전장연 측에 제안한 것으로 일종의 '최후통첩'의 성격으로 해석된다. 전장연은 19일까지 서울시와 면담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20일부터 다시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17일 전장연의 시위 장기화로 시민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설 명절 전인 19일 오후 오 시장과 장애인 단체들의 비공개 합동 면담을 마지막으로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시와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는 전장연과 면담 성사를 위해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5차례에 걸쳐 협의를 가졌다.
하지만 전장연 측은 기획재정부 및 다른 단체들의 배석 없는 단독 면담을 계속 요구하고 있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장연의 요구사항에는 '장애인 권리예산' 국비 1조3000억 증액으로, 장애인 탈시설과 장애인 활동, 평생교육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시는 다양한 장애인 단체와 함께 공동 면담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탈시설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있다"며 "전체 장애인 의견 수렴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장애인 단체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 특정 단체만의 의견 수렴으로는 다른 단체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는 향후 공동 면담을 통해 장애인 권리 예산에 대한 시의 역할과 지원 사항을 적극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전장연이 요구하는 '장애인 권리 예산' 국비 1조3000억원은 서울시 소관이 아닌 정부 소관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시는 서울시 소관이 아니더라도 정부와의 역할 분담 논의, 의견 전달 등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시는 핵심 정책인 '약자와의 동행'을 중심으로 장애인 이동권을 비롯한 교통복지 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역사 1동선의 경우 전체역 337개 가운데 95%에 해당하는 319개 역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됐으며, 내년까지 337개 모든 역사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전장연은 19일까지 서울시와 면담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20일부터 다시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전장연의 회신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답변이 오지 않았다"며 "장애인 단체가 함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라며, 공동 면담에 적극 참여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