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 사이 50만 가까이 급증
당내 기반과 조직 통한 장악에 한계
당성에 가까운 '주류' 진영은 자신감
비주류 "새 당원들 성향 알 수 없어"
국민의힘이 3·8 전당대회의 구체적인 일정이 속속 공개되며 경선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내달 2~3일 후보 등록을 끝내면 같은 달 10일께에는 컷오프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어 제주 지역부터 총 7회의 합동연설회와 4회의 당대표 방송토론회가 계획돼 있다. 3월 8일 투표 결과가 공개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시 11일 온라인과 ARS를 통한 결선투표를 진행해 12일 최종 결과가 발표된다.
최대 관전 포인트는 당심의 향배다. 2000년대 초반부터 여론조사는 당내 경선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으나,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처음으로 여론조사를 완전히 배제한 100% 당원투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당원 표심은 당내 기반과 조직력에 영향을 보다 크게 받는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정치 고관여 층인데다가 후보자들을 근거리에서 지켜보며 호흡해왔다는 점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게 요지다. 무엇보다 전체 국민의 연령·지역 분포와 달리 특정 지역과 연령대에 당원 비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론조사보다 당성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당심과 여론조사의 결과가 정반대였던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일례로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나경원 당시 후보가 당원투표에서 40.9%로 이준석 후보(37.4%)를 앞섰으나,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58.8%로 나 후보(28.3%)를 큰 격차로 따돌렸었다. 지난 2019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도 당원투표에서는 황교안 후보(55.3%)가 오세훈 후보(22.9%)를 크게 앞섰지만, 여론조사에서는 반대의 결과(황 후보 37.7%, 오 후보 50.2%)가 나왔었다.
이 대목에서 주류 진영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김기현 의원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선거운동은 당연히 각 당협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조직의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며 "또한 모든 당원이 투표하는 것이 아니고 40~50% 정도의 투표율을 예상해보면, 여론조사 흐름보다 더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김 의원은 1위를 자신하고 있다.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한 김 의원은 "지금 나온 여러 후보들보다 편향성도 적고 당내 분열이나 갈등 없이 대통합을 해 온 경력 이런 것에 좋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게 아닌가 나름 평가하고 있다"며 "1차에서 과반을 차지해 결선투표 없이 가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번 당원투표는 이전과는 다를 것이란 엇갈린 전망도 나온다. 투표권을 가진 책임당원 숫자가 급격히 늘어 조직력으로 움직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국민의힘에 따르면, 2021년 6월 28만명 수준이던 책임당원은 최근 80만명 수준으로 급증했다. 연령층도 20~40대가 30%를 웃돌 정도로 젊어졌으며, 수도권의 비중도 늘어났다.
투표권자가 늘어날수록 조직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민주당에서 확인된다. 지난 2020년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결과를 보면, 이원욱 후보는 2만명 안팎의 대의원 득표율에서 17.39%로 1위를 차지했으나 유권자가 70만명 규모인 권리당원에서는 6.39%로 최하위를 기록하며 낙선했었다. 조직력 우위로 대의원에서 앞섰지만, 전체 당원 여론은 움직이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다. 더구나 대의원 1표가 권리당원 20표 이상의 가치를 갖는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은 대의원 제도를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조직표 영향은 더 적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자기가 당대표였을 때 들어온 당원들의 구성안, 그리고 그들의 의견과 여러 가지 판단을 '윤핵관'들이 모를 것"이라며 "(새로 모집된 당원의) 성향이 무조건 '윤석열 대통령이 성공해야지' '윤핵관들 잘하고 있다'는 성향은 아닐 것"이라는 이준석 전 대표의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까무러칠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장 소장은 그러면서 "이준석 대표 시절 당원에 가입한 사람들이 한 40만명 되는데, 대선이었고 각 캠프에서도 대규모 당원모집 홍보가 있었다"며 "윤핵관들이 생각하는 결과가 안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