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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부 대학 '미적분·기하' 지정 폐지…문과생도 의대갈 수 있을까?


입력 2023.01.25 05:05 수정 2023.01.25 05:05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탐구영역은, 과학 탐구서만 2과목 봐야하는 제한 폐지…'문과 침공' 현상 부분 해소 전망

서강대, 자연계열 지원자 대상 수학과 탐구영역 필수 응시 제한 삭제

성균관대, 2024학년도부터 수학 확률과 통계 점수로 약학과·의예과 지원 가능

2023학년도 수능 성적표 배부일인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고3 수험생이 수능 성적표를 보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서울의 일부 대학들이 2024학년도 대입에서 그동안 자연 계열 진학 학생들에게 적용해 온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필수영역 지정을 폐지하면서 문과생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다.


문과생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미적분 등의 과목을 필수 응시 과목에서 해제하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문과생들도 의예과나 컴퓨터공학과 등 자연계열 학과로 지원할 수 있어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13개 주요 대학의 2024학년도 정시모집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보면, 서강대는 자연계열 지원자를 대상으로 수학과 탐구영역의 필수 응시 영역 제한을 삭제했다.


2023학년도까지는 자연계열 학과에 지원하려면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탐구 영역은 과학 탐구에서만 2과목을 봐야 했는데, 이 같은 제한을 없앤 것이다. 2024학년도 부터는 수학 영역의 확률과 통계, 사회 탐구 영역에 응시하고도 생명과학과, 컴퓨터공학과 등에 입학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성균관대도 2023학년도까지는 자연계열 학과에 지원하려면 수학 미적분 혹은 기하 응시 조건을 내걸었지만, 2024학년도에는 이같은 요건을 폐지했다. 수학 확률과 통계 점수를 가지고 약학과나 의예과에도 지원할 여지가 생긴 것이다.


건국대, 고려대, 경희대, 동국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한양대 등 10개 대학은 자연 계열에 지원하려면 수학 미적분이나 기하를, 탐구는 과학 탐구 영역을 응시하라는 조건을 걸었다. 한국외대는 2022학년도부터 줄곧 수학, 탐구 영역 응시 제한을 두지 않았다.


필수 영역 지정이 폐지되면 문과생들도 자연 계열 학과로 지원할 수 있어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 현상이 해소될 가능성이 생긴다. 지난 2021년 통합형 수능 도입 이후 문과 침공이 심화한 것은 대학들이 자연 계열 학과에 수학에선 미적분이나 기하, 탐구는 과학 탐구 응시 영역 제한을 둔 탓이 컸다. 문과생들은 확률과 통계, 사회 탐구를 주로 선택해 온 탓에 이같은 제한은 사실상 문과생들에게 자연 계열 진학을 가로막는 진입장벽과 같았다.


반면 대학들은 인문계열 학과에는 필수 영역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통합형 수능 점수 산출 방식상 고득점을 받기 쉬운 이과생들이 주요 대학 인문계열까지 대거 입학하며 '문과 침공'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문과 불리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에 필수 영역 지정을 폐지하는 대학이 늘어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관계 법령상 각 대학들은 올해 4월 말까지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이 때문에 각 대학에서도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문제는 자연 계열 교수들의 반대다. 미적분이나 기하를 여전히 필수 응시 과목으로 둬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박찬제 기자 (pcja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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