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이끄는 '마포포럼' 참석
"총선, 상향식 공천 기본 원칙"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6일 '마포포럼'에서 김무성 상임고문을 비롯한 전·현직 의원들과 만나 총선 '상향식 공천'을 약속했다. 이날 전·현직 의원들은 지난 총선 패배 이유를 '불공정한 공천'으로 규정하고, 김 의원을 향해 '기준 있는 공정한 공천'을 주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서울시 마포구에서 열린 제65차 마포포럼에 참석해 당내 세력 굳히기에 나섰다. 그는 전례에 따라 먼저 모두발언을 한 뒤, 전·현직 의원들과 자유롭게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날 전·현직 의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주제는 '공천'이다. 마포포럼을 이끄는 김 상임고문도 "오늘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공천"이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먼저 김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좋은 인물을 공천해야 한다"며 "어떻게 좋은 인물을 선정할 것이냐가 공천의 문제인데, 우리 당은 공천 과정에서 여러 차례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실패를 반복해선 안 된다. 그런 측면에서 제 역할이 있다"며 "저는 어떤 계파에 속해 있지 않고, 원내대표를 하면서도 중심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제가 당 대표가 돼도 마찬가지로 중심을 잘 잡고 계파 치우치지 않고, 당을 지켜오고 뿌리를 지키며 현장에서 뛰어오신 분들이 평가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게 공천 원칙이고 당연히 상향식 공천이 기본 원칙"이라며 "당대표가 되면 이 원칙들을 잘 지켜 총선 과반을 차지하고,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 보수당이 계속 정권을 이어갈 수 있게 뒷바라지 하겠다"고 했다.
전직 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지난 총선 실패를 불공정한 공천때문으로 봤다. 김을동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폭망한 이유는 불공정한 공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항상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에서는 공정한 공천을 했다고 핑계를 댔지만 그때그때 입맛에 맞는 공천을 했다. 어떤 기준과 원칙 없이 공천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권 불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김 전 의원은 "얼마전 초선 의원 40여명이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성명을 발표한 원인을 분석해보면, 결국 공천 불이익을 당할까봐 줄을 섰다는 해석을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외 10여명 전·현직 의원들의 질문과 이에 대한 김 의원 답변이 오갔다. 김 상임고문은 이번 당대표 역할은 '총선 승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사회는 진영 싸움으로 50 대 50이라는 똑같은 사이즈로 분열돼 있다. 우리 쪽 50%가 분열하면 지게 돼 있다. 모두가 수용하는 공천제도를 확립해야 하지만 완벽한 제도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기현 후보께서 당대표 되면 정당 민주주의를 확립하고,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공천제도를 확립해야 한다"며 "민주적 상향식 공천 외에는 다른 답이 없다는 것을 김기현 대표께서 머리에 꼭 각인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에 지면 윤석열 정권은 바로 레임덕에 빠져 아무것도 못한다"며 "(총선에서) 대통령이 꼭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비례대표로 다 풀면 된다. 지역구에 손을 대 죄 없는 동지의 목을 치면 우리 정치사 비극은 계속될 것이다. 깊이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 의원은 "당연한 말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동지를 버리면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에 대한 빚이 가장 적은 제가 가장 투명하게 공천 할 수 있다"고 답했다.
포럼이 끝난 이후 기자들과 만난 김 의원은 나 전 의원을 향해 "우리 당의 훌륭한 자산이다. 잘 화합하고 손에 손잡고 가겠다"고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당권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과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공방이 거세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각자 필요한 주장을 하는 것을 갖고 공방이 계속된다고 하는 것은 과도한 평가"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도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고 함께 손잡고 나가야 할 훌륭한 인물"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2020년 김 상임고문이 창립을 이끈 마포포럼은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4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창립 당시 대권주자에 이어 서울시장·부산시장 후보군들의 발길까지 모여들며 보수정당 '붐업' 플랫폼으로 주목 받았다. 김 상임고문과 가까운 강석호 자유총연맹 총재가 대표를 맡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