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18년 만에 역성장…작년 매출 7조1858억·영업익 7111억
아모레퍼시픽그룹도 실적 부진…"해외시장 다변화 북미 돌파구"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해 나란히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과 소비 둔화 등의 여파로 현지 사업이 타격을 입었고, 국내 면세 매출 부진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두 회사는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돌파구 찾기에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 북미 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하며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매출은 7조1858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4.9% 줄어든 7111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연매출이 역성장한 것은 2004년 이후 약 18년 만이다.
화장품 부문만 떼어놓고 보면 지난해 매출은 3조2118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줄었다. 영업이익은 65% 감소한 3090억원에 그쳤다.
럭셔리 브랜드 후를 내세워 틱톡과 콰이쇼우 등 중국 신규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해 성과를 올렸지만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4조4950억원으로 전년보다 15.6% 줄었다. 영업이익은 23.7% 감소한 2719억원이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세계 최대 뷰티 시장인 북미 시장 공략에 힘을 싣으며 실적 회복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지역 사업 강화를 위해 문혜영 부사장을 미주사업총괄로 앉혔다. 문 부사장은 CEO 직속의 미주사업총괄로서 LG생활건강 브랜드와 더 에이본, 보인카, 더크램샵 등 현지 자회사까지 미주 전체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2019년 더 에이본의 전신인 뉴에이본 인수를 시작으로 2020년 피지오겔 아시아·북미 사업권, 2021년엔 미국 하이앤드 패션 헤어케어 브랜드 알틱 폭스를 보유한 보인카와 2022년 화장품 브랜드 더크램샵을 인수한 바 있다.
에이본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현지화 제품으로 보완하는 동시에 온라인 직영몰을 활성화해 직접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보인카의 경우 온라인·디지털 마케팅의 강점을 앞세워 색조 제품군을 확대할 방침이다.
후는 브랜드 컨셉과 헤리티지는 유지하면서도 현지 고객들이 선호하는 향과 용기 디자인을 적용한 신규 라인을 준비 중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도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 다각화에 주력하며 성과를 조금씩 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북미에서는 설화수와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가 성장을 거듭하며 전체 매출이 83%나 증가했다.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의 주력 상품을 중심으로 한 브랜딩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여기에 미국 클린뷰티 브랜드인 타타하퍼를 인수하며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도 마련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방역 기조 완화에 따른 방한 외국인 수요 회복과 중국의 리오프닝 전환 흐름에 따라 대중국 수요 회복이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