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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디그라운드(135)] “우리 내일도 봐요”…코커가 건네는 위로


입력 2023.02.15 14:22 수정 2023.02.15 14:2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신곡 '봐요' 2월 11일 발매

지난 2019년 싱글 ‘아웃’(Out)으로 데뷔한 얼터너티브 아티스트 코커(Coker, 기형태)는 홍대 거리에서 꾸준히 공연을 하며 대중을 만나왔다. 하지만 데뷔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의 주 무대였던 홍대 버스킹이 불가능하게 됐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설 곳을 잃었고, 심지어는 음악을 내려놓기도 했지만 코커는 이 시기를 굳건히 버텨냈다.


지난 11일 발매한 신곡 ‘봐요’는 전작인 ‘나의’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이 곡에서 코커는 팬데믹을 겪은, 또 각자의 힘든 하루들을 겪어내고 있는 이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건넨다. 코커는 ‘차가운 밤도 함께하면 괜찮아질’ 거라며, ‘그러니 우리 내일도 보자’고 말한다.


ⓒ본인 제공

-원래 가수가 꿈이었나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엄마가 주신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특히 힙합을 굉장히 좋아해서 취미로 가사도 써보고 랩도 해봤죠. 고등학교 1학년 땐 엄마가 기타를 선물해 주셨는데, 학교 끝나고 잠들기 직전까지 기타치고 노래하다 문득 “나한테 이것보다 더 재미있고 빛나는 일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음악을 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데뷔하기까지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늘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세상 밖으로 제 노래를 내보내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죠. 수많은 데모곡들을 묻어두다가 그 당시 만들었던 믹스테이프 수록곡 중 ‘OUT’이라는 노래가 주변 사람들에게 반응이 좋았고, 부딪혀보자는 생각으로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데뷔 이후 달라진 점이라면?


제 음악을 제 안에서만 판단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제 노래는 누군가에게 들려줄 때 완성이 되는 것 같아서 예전처럼 무작정 겁을 먹기보다는 최선을 다해 만들어 들려드리고, 피드백들을 받아들이며 나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2019년 큰 용기를 내서 데뷔했지만, 동시에 코로나 이슈가 터졌죠. 활동의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힘들진 않았나요?


2019년 당시에는 제가 홍대 거리에서 매주 버스킹을 했었어요. EP ‘Reversible’도 같이 만들고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버스킹을 못하게 되고, 설 수 있는 무대는 없어지면서 음악 활동을 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죠.


-코커의 음악 인생에서 터닝포인트가 됐던 사건이 있나요?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지금의 저를 만든 건 꾀꼬리들을 만난 일인 것 같아요. 그 당시에 앞으로의 활동에 관한 여러 고민들로 힘들었던 시기에 꾀꼬리 친구들을 만나 다 같이 서로의 음악을 나누고 이야기를 하면서 많이 위로받고 배우며 변해왔던 것 같아요.


-스스로 생각하는 가수 코커의 정체성이라면?


진화하는 아티스트. 아직 부족하지만 언제나 전보다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는 아티스트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봐요' 앨범 커버

-지난 11일 신곡 ‘봐요’를 발매했습니다.


싱글 ‘봐요’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 같은 곡이에요. 하루하루가 매일 즐겁고 행복할 수는 없으니 괴롭고 힘든 상황임에도 내일을 함께 맞이하자는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곡입니다.


-이 곡을 만들게 된 배경이 있을까요?


사랑이라는 마음을 담아 기타프레이즈를 먼저 완성하고 어떤 이야기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로쿠(roku) 형이 만나기로 했던 전날 밤 전화로 ‘그래 우리 내일도 보자’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거기서 영감이 떠올라서 바로 작업에 들어갔어요. 그 당시 주변에 힘든 일을 겪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을 위로하고 싶었고, 사실 저 또한 너무나 누군가에게 듣고 싶은 말들을 적었어요.


-앨범 작업 과정은 어땠나요?


너무 훌륭한 아티스트들이 함께 작업해 줘서 제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 그 이상으로 좋은 사운드가 나온 것 같아요. 너무 즐거운 시간들이었어요. 특히 뮤직비디오 촬영 때는 원래 짜여 있던 콘티는 사라지고 현장에서 더 좋은 즉석 아이디어가 마구 나와서 지금의 뮤직비디오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곡을 만드는 과정은 언제나 쉽지 않지만, 힘든 것보다 재밌는 게 더 커서 언제나처럼 행복하게 만들었습니다.


-앨범을 만들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이 있다면?


제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잘 전해지기를 바라며 만들었어요. 사실 따뜻한 위로를 담고 있지만 부르는 저 또한 같은 말을 듣고 싶다는 감정이 전해지기를 바라며 만들었는데 몇몇 팬분들이 그런 메시지를 주셔서 되게 감사했습니다.


-정확히 어떤 ‘위로’를 전달하고 싶으셨나요?


가사에 ‘너에게 주고 싶은 마음을 여기에 새겨두고서 모두 볼 수 있게 만들지’처럼 마음을 가사 새겨둘 테니 언제든 열어보고 위로를 받아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전의 앨범들과 달리 이번 앨범에서 어떤 차별을 뒀는지 궁금해요.


제 곡은 항상 다른 장르들의 악기를 섞어서 만들었는데 이번 곡은 처음으로 전부 리얼 악기를 사용했어요. 악기들의 녹음부터 편곡까지 여태 시도해 보지 않았던 방식으로 만들어서 더 어렵고 재밌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본인 제공

-앨범과 별개로 밍기뉴, 김현창, 로쿠 등과 함께 꾀꼬리들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모임의 풀 네임은 ‘꾀꼬리들의 병나발’이에요. 줄여서 ‘꾀병’ 멤버들이라고 부르기도 하고요. 밍기뉴, 김현창, 종연, deadpaints, 로쿠, 포토 디자이너 박상희, 그리고 저 이렇게 7명입니다.


-이런 구성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가 있나요?


‘클럽하우스’라는 어플이 유행했을 때 밍기뉴가 노래하는 방을 만들었어요. 그곳에서 서로 얼굴도 모르고 노래하며 친해졌는데 얼마 안 가 제가 일하던 카페로 절 보러 왔어요. 그때 저희 집에서 늦은 시간까지 기타치고 노래 부르고 술도 마시면서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냈었는데 그런 만남이 많아지고, 서로에게 너무 좋은 영향을 줘서 이 모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꾀꼬리들의 병나발이라는 팀의 정체성도 궁금한데요.


각자 가지고 있는 색과 개성이 다르지만 그게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어떨 땐 섞여서 더 좋은 색을 만들어 내기도 하는 팔레트 같아요. 음악으로 만나게 되었지만 이제는 가족이 된 친구들이라서, 서로가 서로에게 없으면 안 되는 특별한 존재들이고, 우리여야만 꾀꼬리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들과 앞으로 어떤 활동들을 함께 해나갈지도 말씀해주세요.


감사하게도 꾀꼬리들을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이 많아서 이번에 제주도에서 첫 번째 꾀꼬리 공연이 있었어요. 저희끼리 낼 수 있는 시너지가 있어서 평소에는 각자 활동을 하다가 가끔씩은 모여서 공연도 열고 재밌는 프로젝트들도 진행해 볼 것 같아요.


ⓒ본인제공공

-최근 가장 큰 고민거리가 있다면요?


가능하다면 죽을 때까지 음악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많은 더 분들께 제 노래를 들려줄 수 있을지, 또 앞으로 어떤 음악을 시도할지를 고민하는 하루하루에요. 하지만 이런 고민들도 행복하게 느껴져서 점점 더 좋은 방법들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가수가 ‘좋은 가수’라고 생각하시나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창작자는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늘 해보지 않은 새로운 걸 시도하는 예술을 할 때 멋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제가 가진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다양하고 꾸준하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예정된 계획들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올해에는 작년보다 더 많은 곡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따뜻함과 슬픔, 외로움, 그리고 극히 주관적인 이야기까지 들려드릴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많은 신곡들과 공연으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목표, 최종 목표를 들려주세요.


올해 목표는 가능하면 단독 공연을 크게 열어보고 싶어요. 팬분들과 에너지를 더 나누고 싶고 또 보여드리고 싶은 연출들이 있어서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아티스트로서의 제 목표는 언제나 대체할 수 없는 창작자가 되고 싶어요. 늘 다양한 시도를 하고 그 안에서도 색을 또렷하게 나타낼 수 있는, 온전한 제 이야기를 기록하고 들려주는 아티스트로 오래오래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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