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통신비 인하 '특단 대책' 지시에
과기부 "이용자 혜택 강화한 온라인 요금제" 홍보
소비자 “실효성 떨어지는 보여주기식 조치” 비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2일 LG유플러스가 일반 요금제 대비 저렴한 온라인 요금제를 출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의 신규 요금제 3종으로, 기본 요금은 월 6만9000원(5G 다이렉트 플러스 69)과 5만9000원(5G 다이렉트 플러스 59)이다.
과기정통부는 결합 할인을 적용할 경우 회선당 2200∼6600원 상당의 추가 할인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지만 네티즌들은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것 같다"며 격앙된 반응이다.
과기정통부는 통신비 정책의 주무부처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직접 통신사에 서민 고통 경감 차원의 통신비 인하를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통신요금 선택권 확대와 통신시장 경쟁 촉진을 강화하라"며 구체적으로 통신요금 구간을 세분화해 국민 통신요금 부담을 경감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말은 곧바로 국가와 행정부의 지침이 된다. 결국 과기정통부가 대통령이 요구한 통신비 인하 방안을 부랴부랴 내놓은 셈이다.
문제는 이번에 과기정통부가 소개한 요금제도 여론의 역풍과 함께 네티즌들의 화를 자극했다는 점이다.
네티즌들은 "기존 가입자는 되지도 않아서 신규가입 유도하고 참 너무한다", "이상한 꼼수 쳐부리지말고 아무조건 없는 2~3만원대 무제한 요금제 출시해"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일부는 영화 '내부자들'에 나온 대사를 따와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실제 이번에 과기정통부가 소개한 LG유플러스의 요금제는 지나치게 조건이 까다로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소비자가 많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LG유플러스 스토어서 새 기기를 구입하거나 번호 이동을 한 사람만 대상으로, 기존 LG유플러스 가입자는 새로 나온 요금제 가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결합하는 사람은 만 19~29세까지고, 행사 기간이 지나면 할인액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정통부가 특정 요금제를 부풀려 생색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발 더 나아가 과기정통부가 통신사들한테 휘둘리고 있거나, 통신사들과 '짬짜미'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4조3835억원을 넘었지만, 과기정통부가 통신사에 적극적으로 통신비 인하 등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결국 이런 과점 시장이 형성된 데는 통신비 결정에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는 과기정통부가 묵인 내지 방조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