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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흥해야 KBO리그도 살아난다 [기자수첩-스포츠]


입력 2023.03.04 07:00 수정 2023.03.04 07:00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2009년 마운드 태극기 역대 최고의 세리머니

납득할 경기력과 성적, 곧 KBO리그 흥행으로 연결

2009년 WBC서 4강 진출 세리머니로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았던 대표팀. ⓒ 연합뉴스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참가하는 야구월드컵 ‘제5회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강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야구대표팀은 본선 1라운드 B조에 속해 오는 9일 호주전을 시작으로 10일 일본, 12일 체코, 13일 중국전을 치른다. 5개팀 중 상위 2개팀만이 2라운드에 진출하기 때문에 난적 일본을 제외한 모든 팀들을 상대로 필승의 각오를 지녀야 한다.


야구대표팀은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객관적인 전력을 감안했을 때 4강 진출을 정조준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실제로 해외 베팅 사이트 등에서도 한국의 전력에 대해 7~8위권이라며 그리 높은 평가를 주지 않고 있다.


WBC는 야구 국제대회를 주로 주관하는 국제야구연맹(IBAF)이 아닌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 노조가 주도해 만든 대회다. ‘야구의 세계화’라는 뚜렷한 목표 의식을 지니고 있으며 이로 인해 부상 등의 특별한 사유가 아니라면 가용 가능한 모든 선수들이 각자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대회에 나서게 된다.


한국 야구 역시 이번 WBC를 통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는 국내 야구의 인기를 되살린다는 계획이다.


공교롭게도 야구의 인기는 국가대표팀의 활약 여부와 궤를 함께 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암흑기를 보냈던 한국 야구는 2006년 제1회 WBC서 4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그리고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의 찬란한 성과가 이어졌다.


야구의 붐은 곧 KBO리그의 흥행으로 이어졌다. 2009년 당시로서는 역대 최다였던 590만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고 2011년 600만, 2012년 700만, 그리고 마침내 2017년 840만 관중을 찍으면서 야구가 삶의 일부가 되는 시대를 맞이했다.


이정후와 김하성, 토미 에드먼 등 호화멤버로 구성된 야구 대표팀. ⓒ 뉴시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한국 야구는 국제 대회서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 특히 2013년과 2017년 열린 두 차례 WBC서 1라운드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고, 선수들의 높아진 몸값이 실력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비판과 코로나19라는 변수까지 등장하면서 침체기가 찾아왔다. 지난해 KBO리그의 관중수는 2010년과 엇비슷한 607만 동원에 그쳤다.


따라서 KBO는 이번 대회를 반등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대표팀은 각 구단들의 지지 속에 일찌감치 선수들을 소집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며 납득할 경기력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각오다.


대표팀은 지난 2009년 WBC서 일본을 꺾고 4강에 진출하자 이에 대한 기쁨의 세리머니로 선수들이 마운드에 태극기를 꼽아 큰 화제를 모았다. 과연 이번에도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성적을 거둬 리그 흥행에 기폭제가 될 태극기를 꽂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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