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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찐거 보니 욕심많고 게으르겠네"…비만낙인이 두려운 사람들


입력 2023.03.04 05:09 수정 2023.03.04 05:09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우리 사회가 비만인이라는 이유로 무시하고 차별하는 경향이 있다고 국민 10명 중 6명이 답했다. 특히 젊은 여성일수록 비만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두려워 다이어트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대한비만학회는 지난달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간 온라인 상에서 전국 남녀 만20~59세 1,000명을 대상으로 '비만 인식 현황 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했다. 비만에 대한 인식 개선 및 비만치료 활성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함이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6명(61%)은 '우리 사회가 비만인이라는 이유로 무시하고 차별하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의 71%, 남성의 52%가 '그렇다'고 답했다. 남성보다 여성이 비만으로 인한 낙인과 차별을 더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 낙인'이란 비만한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과 차별을 의미한다. 한 예로 과체중인 사람은 게으르거나 욕심이 많고 정신력과 자제력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시선 때문 ▲뚱뚱하면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경험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시선 때문'이라는 답은 20대 여성(15.8%)이 가장 많았고, 20대 남성(10.8%), 30대 여성(8.3%)등이 뒤를 이었다.


'뚱뚱하면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경험하기 때문'이라는 응답도 20대 여성(6.6%)이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 여성(6.0%), 40대 남성(5.3%) 등의 순이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뚱뚱한 체형 때문에 눈에 쉽게 띈다(70%) ▲게을러 보인다(58%) ▲의지력ㆍ자제력이 부족해 보인다(56%)는 답변이 나왔다.


고도 비만 환자의 10명 중 5명(47%)은 스스로 고도 비만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다만 정상 체중인 응답자의 32%와 저체중인 응답자의 5%도 자신을 통통하거나 비만으로 생각했다.


ⓒ대한비만학회
고도비만 치료법 개개인마다 달라


고도 비만 치료법은 환자 특성과 합병증 여부, 비만의 중증 여부에 따라 다르다. 대한비만학회는 진료 지침을 통해 고도 비만 환자에게 생활 습관 개선을 위한 행동치료, 에너지 섭취를 줄이는 식사 치료, 규칙적 운동을 통한 운동 치료를 비롯해 약물ㆍ수술 치료를 권고하고 있다.


응답자 10명 중 9명(89%)은 '비만이 다양한 성인병을 유발해 사망률을 높인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 문제라고 인식한 비율은 39%에 불과했으며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고도 비만ㆍ섭식장애ㆍ건강 문제 등으로 한정됐다.


또, 응답자의 66%는 식사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며 개인 의지로 해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고도 비만인 경우에도 병ㆍ의원 이용 경험은 20%에 머물렀고 ▲합병증(59%) ▲고도 비만인(57%) ▲폭식 등 섭식장애(52%) 등 건강에 문제가 생긴 후에야 전문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비만학회는 "합병증 관리도 중요하지만 비만을 치료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에 합병증 발생 전 단계에서 비만을 질병으로 인식·관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응답자 중 10명 중 7명(69%)이 '다이어트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체중 감량을 시도한 응답자 중 64%가 '요요 현상을 겪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9%는 요요 현상의 가장 큰 이유를 '부족한 의지 탓'으로 돌리면서 감량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역시 확고한 의지라고 답했다.


허양임 대한비만학회 홍보이사(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에 대해 의학적인 접근보다 심미적 요소를 강조하는 사회적 인식이 비만과 고도비만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시의적절한 의학적 치료의 접근성을 떨어뜨린다"며 "다이어트와 '요요현상'(체중 감량에 성공해도 다시 살이 찌는 현상)은 개인의 의지의 문제가 아닌 몸의 항상성을 깨기 위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월4일 '세계비만의 날'을 맞아 학회는 '체중관리 건강노트' 앱을 론칭해 누구나 쉽게 장기적으로 체중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올바른 비만치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유튜브 '비만의 모든 것_대한비만학회와 함께' 채널을 다시 열 예정이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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