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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내 전기차 집밥 먹여볼까, 배달 시킬까…충전 기술 어디까지?


입력 2023.03.15 18:02 수정 2023.03.15 18:02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V트렌드코리아 2023' 15일 코엑스서 개막

국내 전기차 충전 기술 발전 한 눈에

대영채비-이브이시스-sk시그넷 3파전 치열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코리아'가 많은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국내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기술 발전이 급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15일 코엑스에서 개막한 'EV트렌드코리아 2023'에서는 국내 출시된 전기차는 물론 전기차 충전기 개발 기업들의 업그레이드 된 기술 수준을 확연히 체감할 수 있었다.


EV트렌드코리아는 환경부 주최, 서울시 후원, 코엑스(Coex)와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서 공동 주관하는 국내 대표 친환경 자동차 전시회로, 올해로 6년차를 맞는다. 올해는 총 95개사 441부스로 전년 대비 1.5배 이상 늘어난 규모로 운영된다.


현대차, 기아, 볼보트럭 등 완성차업체가 부스를 꾸리긴 했지만 이번 전시회 대부분은 충전 관련 장비와 시설 업체로 채워졌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구매 뿐 아니라 충전, 정비 등 전기차의 운영 관련 부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전기차 충전기 기업 에바(EVAR)의 부스에서 만난 관람객 A씨는 '집밥(집 주차장에 있는 전기차 충전기)' 충전기 업체를 찾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다고 했다. 지난해 기아 EV6를 구입한 후 집에서 15분 거리에 위치한 충전소에서 충전을 해왔지만, 점점 해당 충전소를 이용하려는 경쟁자가 늘면서 집밥 설치를 고려하게 됐다.


A씨는 "전기차를 먼저 구매했던 직장 동료가 집밥을 먹여야 충전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설치를 권유했다"며 "업체가 많아 잘 알아봐야한다고 하기에 방문했는데, 충전을 제외하고도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충전기가 많아서 고민된다"고 말했다.


A씨가 발걸음을 멈췄던 에바의 부스에는 전 세계 최초로 전기차 화재 감지 기술이 탑재된 충전기가 전시됐다. 올해 4월부터 판매될 신제품으로, 충전기 근처에 화재가 감지되면 자동으로 작동이 중지된다. 라이터 불을 에바 충전기 앞에 갖다대자 5초 후 빨간 비상등이 켜지면서 작동이 멈췄다.


에바의 신제품 충전기. 화재 감지 기능이 탑재돼 불을 가까이 하니 붉은 비상등이 켜졌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화재감지 기능 뿐 아니라 휴대폰과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빠른 충전과 결제도 가능하다. 블루투스가 연결된 시연용 휴대폰을 근처에 가져다 대니 휴대폰에 'BT충전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커넥터를 차량과 연결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떴다. 곧이어 충전기를 연결하자 '충전중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충전이 얼마나 됐는지도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에바 관계자는 "올해 4월부터 출시될 신제품은 세계 최초로 화재감지와 블루투스 PNC(Plug and Charge) 시스템이 탑재된 충전기"라며 "이제 전기차를 모는 고객들은 충전이 얼마나 잘되는지도 중요하지만, 더 편리하고 더 안전한 충전기를 찾는다"고 말했다.


앱을 통해 '충전 배달'을 예약해 충전 기사가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도 눈에 띄었다. 전기차의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히는 '방전'과 관련한 우려가 커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도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전기차 충전 플랫폼 일렉배리의 관계자는 부스를 찾은 고객들에게 플랫폼에 대해 설명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일렉배리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전기차 충전소를 찾고, 멤버십을 쌓고, 충전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일렉배리 부스에서 만난 방문객 B씨는 "올해 설 명절에 고속도로에서 배터리가 부족해 휴게소에 들렀는데 충전 자리가 꽉 차서 1시간 넘게 기다린 경험이 있다"며 "전기차를 산 것에 대해 굉장히 후회한 날이었는데, 이렇게 충전을 배달해주는 시스템이 늘어나면 고속도로에서 발이 묶이는 문제도 점점 해소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브이시스 부스 앞에 전시된 충전기를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전기차 보급 속도를 충전소 구축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충전 기업들 간 국내 시장 점유율 경쟁도 치열한 모습이다. 특히 충전기 개발 업체 이브이시스(evsis), SK시그넷, 대영채비 등 3사가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이를 증명하듯 세 업체의 부스도 큰 규모로 꾸려지며 사람들의 발길을 끌었다.


특히 3사의 부스에 놓여진 각종 충전기들의 성능을 한 눈에 비교할 수 있었다. 각 업체들은 전기차 특성상 충전기 앞에서 15분~1시간 가량 차를 세워둬야 하는 만큼 한대의 충전기로 몇대의 차량을 충전할 수 있는지, 또 얼마나 빨리 충전할 수 있는지를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국내 충전기 시장 점유율 1위인 대영채비는 강남과 성수 등에서 운영 중인 채비스테이를 그대로 부스에 옮겨놨다. 내연기관과 달리 전기차는 충전을 위해 시간을 들여야하는 만큼 채비스테이는 휴식, 편의, 쇼핑 등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꾸며졌는데, 이날 전시회에서도 채비스테이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었다.


입구와 가깝게 부스를 꾸린 SK시그넷은 15분이면 완충이 가능한 신제품 'V2'를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 메가와트 단위의 전력을 공급해 대형 전기 차량 충전에 적합한 충전기도 2024년 출시할 예정이다.


SK시그넷은 "미국 급속 충전기 업체 1위에 올라있고, 유럽 시장도 빠르게 공략 중"이라며 "국내에도 1만4000개 정도의 충전기를 갖고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앙제어에서 브랜드명을 변경한 이브이시스는 올해 수출 협약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날 부스에서는 태양광을 연계해 350kWh까지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를 전시하면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편, 올해 EV트렌드코리아에서는 전기 이륜차 시승체험과 SK렌터카 제휴 라이브커머스 등 다양한 참여 행사도 마련됐다. 이날 개막한 이번 전시회는 코엑스 전시장 C홀에서 오는 1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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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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