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피겨 간판 차준환(고려대)이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준환은 25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 점수(TES) 105.65점, 예술점수(PCS) 90.74점으로 합계 196.39점을 받아 2위에 올랐다.
이틀 전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도 개인 최고점(99.64점)을 기록했던 차준환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다시 한 번 최고점을 경신, 2위를 차지했다. 금메달은 지난해 우승자인 우노 쇼마(일본)의 몫이었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에서 메달을 목에 건 것은 차준환이 처음이다. 앞서 차준환은 지난 2021년 세계선수권서 한국 남자 싱글 역대 최고 순위인 10위를 기록했고 그로부터 2년 뒤 한국 피겨의 역사를 새로 쓰는데 성공했다.
차준환은 대회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메달을 획득하게 돼 매우 기쁘다. 오늘 스케이팅도 매우 만족스러웠다"라며 "그동안 열심히 훈련했다. 오늘을 즐기고 싶었는데 즐기면서 모든 것을 쏟아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차준환은 2년 전 세계선수권서 10위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대회에서는 부츠 고리가 떨어지는 등 경기 외적인 문제가 발생하며 안타깝게 기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차준환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지 않은 기억들이 있었다"라며 "하지만 이제 좋은 기억을 만들게 됐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스케이트가 또 부러져 바꿔야 했는데 이 같은 경험을 통해 더 발전하는 것 같다. 오늘은 드디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동료들도 생각한 차준환이다. "2022 베이징 올림픽 후 동료와 가족들에게 '다음 올림픽은 남자 싱글 쿼터 3장을 따내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이게 그 시작인 것 같다"며 "매우 행복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