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희 후보 선거운동원 등 2명, 전주을 유권자에 보리쌀 돌리다 체포
임정엽 "깨끗해야할 선거판에 금품 살포…체포돼 조사, 책임져야"
진보당원과 선거운동원 등이 4·5 국회의원 재선거가 치러지는 전북 전주을에서 보리쌀을 돌리다가 긴급체포됐다. 31일부터 이틀간 재보선 사전투표 시작을 앞두고 선거운동원 긴급체포로 전주을 지역구가 술렁이는 가운데, 후보간 공방전은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다.
30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진보당원과 이 지역구 재선거에 출마한 강성희 진보당 후보 선거운동원 등 2명이 전날 유권자에게 보리쌀을 건넨 혐의로 경찰에 의해 긴급체포됐다. 보리쌀을 받은 유권자는 "쌀을 준 사람이 '강성희 후보를 도와달라'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투표 직전에 선거운동원 등이 선거구 관내에서 보리쌀을 돌리다 긴급체포된 사태는 TV토론에서 후보들끼리 서로 "책임을 지겠느냐"고 몰아붙이는 '캐삭빵(온라인 게임 등에서 캐릭터 삭제를 걸고 하는 싸움)' 사태로까지 번졌다.
전주시 완산구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하고 전주MBC가 주관한 후보자 법정토론회에서 임정엽 무소속 후보는 "전주을 선거구가 전북의 정치 1번지라 한다"며 "요즘 이 깨끗해야할 선거판에 금품이 대량으로 살포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혹시 선거운동원 중에 그런 사람이 있느냐"고 주의를 환기했다.
김경민 국민의힘 후보가 "당연히 나는 없다", 김호서 무소속 후보가 "전혀 없다. 그런 일이 있다면 사퇴해야 한다"고 대답하자, 임정엽 후보는 "우리 강성희 후보는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강성희 후보가 "그런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 임정엽 후보도 책임지라"고 답하자, 임 후보는 "전주 선거판에 객지 사람들이 와서 선거운동을 하면서 보시는 물건을 어떤 점포에 가서 나눠줬다"며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원인데 지금 체포돼서 조사를 받는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강 후보가 "체포돼서 조사받는다는 얘기를 공영방송에서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정확한 근거도 없이 다짜고짜 우리 기호 4번을 돕는 분들이 무슨 불법을 저지르고 있는 것처럼 얘기를 하면 안된다"고 반박하자, 임 후보는 "삼천동에서 다양한 곳에 물건을 살포한다는 제보가 들어와 적발이 된 것으로 들었다"며 "근거없이 내가 이러한 얘기를 했다면 내가 책임을 지겠다"고 장담했다.
TV토론 직후 실제로 진보당 선거운동원 등이 긴급체포된 사실이 확인되자, 강성희 후보 측과 임정엽 후보 측은 각각 긴급기자회견과 긴급성명을 내고 공방을 이어갔다.
강성희 후보 선거대책본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전남 해남군에서 방앗간을 하는 당원이 전주에 온 김에 거래처 등 다섯 군데에 1㎏짜리 보리쌀을 돌리면서 판촉 활동을 했다"며 "강성희 후보 지지를 부탁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임정엽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같은날 성명을 통해 "진보당의 불법선거운동이 확인되고 있다. 불법 타락 선거를 자행해 전주시민의 뒤통수에 비수를 꽂은 것"이라며 "진보당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매표행위 범죄에 정치적 책임을 지고 시민 앞에 사죄하라"고 공세의 고삐를 조였다.
김호서~강성희, 대한방직 부지·금융중심지 정책공약 놓고 격한 공방 벌여
31일 오전 6시부터 이틀간 재보선 사전투표 막올라…4월 5일 본투표·개표
한편 같은 토론회에서 김호서 무소속 후보도 강성희 진보당 후보와 대한방직 부지 개발 문제, 농협중앙회·금융공기업 유치의 적절한 입지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김호서 후보는 "강성희 후보의 공약집을 보니까 대한방직 부지에 농협중앙회와 금융공기업을 짓겠다는데 토지주와 논의가 된 것이냐"며 "(대한방직 부지는) 땅을 팔 생각도 없고 수용 가능성도 없으며, 대부분의 지역민은 전북의 랜드마크와 호텔·컨벤션센터가 지어져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 전라북도가 추진단까지 구성해 농협중앙회와 금융공기업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곳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2026년까지 전북국제금융센터가 들어서는 금융중심지"라며 "지역사정을 전혀 모르고 대한방직 부지에다가 이런 것을 넣겠다는 전혀 엉뚱한 공약을 하면 우리 전주시민들은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다그쳤다.
이에 강성희 후보는 "현재 그 (대한방직) 부지에 대한 철거 작업 진행이 노동자가 사망했기 때문에 중단되지 않았느냐"며 "철거도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거기에 익스트림타워니 무슨 아파트니 이런 것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런 (대한방직 부지에 농협중앙회와 금융공기업을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했는데 주민분들은 다들 좋아하더라"며 "실제로 가능하다고 생각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주요 후보들 간의 치열한 공방전에 보리쌀 의혹으로 인한 선거운동원 긴급체포라는 돌발변수가 터진 가운데, 4·5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사전투표는 31일부터 이틀간 실시된다.
사전투표는 3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내달 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신동주민센터(서신동) △삼천1동주민센터(삼천1동) △삼천2동행정복지센터(삼천2동) △삼천3동주민센터(삼천3동) △효자1동주민센터(효자1동) △완산구청(효자2동) △효자3동주민센터(효자3동) △전북교육청 창조나래(효자4동) △전북도청 대회의실(효자5동)에서 가능하다.
코로나19로 격리 중인 유권자는 사전투표 둘째날인 내달 1일, 일반 유권자의 사전투표가 종료된 뒤인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사전투표를 할 수 있다.
이틀간의 사전투표 기간에 투표하지 않고 내달 5일 본선거일에 투표를 할 유권자는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민센터나 초·중·고등학교, 아파트 경로당 등에 설치되는 지정 선거일투표소를 찾아 투표할 수 있다. 사전투표는 사전투표소 어디에 가도 투표할 수 있지만, 본투표는 반드시 지정 투표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