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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창작 뮤지컬…‘영웅’ 100만 관객의 의미


입력 2023.04.03 09:13 수정 2023.04.03 09:1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뮤지컬 ‘영웅’이 지난달 28일, 누적관객수 100만명을 넘어섰다. 2009년 초연 이후 14년 만의 기록으로 ‘명성황후’에 이어 국내 대극장 창작 뮤지컬 사상 두 번째다. ‘명성황후’가 2007년 100만 관객을 넘겼으니, 무려 16년이 걸려 또 하나의 100만 관객 뮤지컬이 탄생한 셈이다.


ⓒ에이콤

현재까지 국내에서 100만 관객을 넘어선 작품은 총 9개로 창작 작품은 ‘명성황후’와 ‘영웅’ 단 두 개다. 나머지 작품은 ‘캣츠’(이하 100만 관객 달성 시점, 2009) ‘맘마미아!’(2011) ‘오페라의 유령’(2013) ‘지킬앤하이드’(2014) ‘노트르담 드 파리’(2016) ‘시카고’(2018) ‘아이다’(2019) 등이다.


이는 국내에서 창작 뮤지컬보다 라이선스, 내한 공연을 선호하는 현상을 반영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뮤지컬 시장 최대 호황기를 맞았던 지난해, 뮤지컬 티켓예매순위 상위권 20개 공연을 살펴보면(공연예술통합전산망 KOPIS 기준) 창작 작품은 ‘웃는 남자’ ‘마타하리’ ‘프랑켄슈타인’ ‘서편제’ 등 4개 작품을 제외하곤 모두 라이선스, 내한 공연이 상위권을 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웅’의 100만 관객 돌파 성적은 ‘창작 뮤지컬은 흥행이 어렵다’는 편견을 바꿔주는 계기로도 읽혀진다. 사실상 창작 뮤지컬이 장기간, 여러 시즌에 걸쳐 공연되는 것 자체가 어려운 환경에서 ‘영웅’은 기록적인 역사를 만든 공연이다.


‘영웅’은 총 9개 시즌과 722회에 달하는 공연을 거치면서 스테디셀러 뮤지컬로 자리매김 했고 한국뮤지컬대상, 더 뮤지컬 어워즈, 예그린뮤지컬어워드 등 다수 시상식에서 작품상, 연출상, 무대미술상,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국내에선 물론 2011년에는 뉴욕 링컨센터에서, 2015년에는 하얼빈 환구극장에서 해외 진출을 이루기도 했다.


물론 ‘영웅’ 이후, 이 같은 기록을 써낼 또 다른 작품이 탄생한다고 장담하긴 어렵지만 분명한 건 창작 뮤지컬 개발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해를 거듭할수록 창작 뮤지컬이 의미 있는 성과들을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도 ‘쿠로이의 저택엔 누가 살고 있을까?’ ‘레드북’ 등 중소규모의 창작 작품을 물론 앞서 언급한 ‘웃는 남자’ ‘마타하리’ 등을 포함해 최근 초연한 ‘베토벤’까지 대극장 창작 뮤지컬까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 뮤지컬 관계자는 “창작 뮤지컬 중 일부 작품이 흥행하고, 다양한 창작 뮤지컬이 탄생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가지는 점유율은 미미한 상태다. 지난해 뮤지컬 티켓 판매액 중 창작 뮤지컬의 비중만 봐도 알 수 있다”면서 “뮤지컬 업계에서도 창작 뮤지컬이 활성화 됐을 때 국내 뮤지컬 업계의 위상이 올라가고,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창작 뮤지컬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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