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證, 4년 여만에 대표 주관사
교보·하이·유안타 등도 기회
올 2분기 들어 중소형 증권사들이 연이어 기업공개(IPO) 주관 소식을 발표하고 있다. SK증권은 4년 여 만에 대표 주관사에 이름을 올렸으며 하이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 등도 부진했던 IPO 주관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증권이 상장 주관을 맡은 씨유박스(CUBOX)는 지난달 28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일정에 돌입했다. 이는 지난 2018년 6월 이원다이애그노믹스의 상장 주선 이후 4년 반 만에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는 것이다.
SK증권은 지난 2020년과 2021년에 SK바이오팜·SK바이오사이언스·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SK그룹 계열사 공모에 참여했으나 대표 주관은 아니었다. 지난해 인수회사로 들어간 SK쉴더스, 공동주관사로 선정됐던 원스토어는 상장 일정이 철회되면서 실적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올해 대어급 IPO의 잇따른 철회로 인해 기존 대형사 위주로 이어지던 IPO 시장 구조가 약화된 틈을 타 중소형 증권사들이 기회를 잡고 있다.
실제 KB증권의 경우 지난 2021년 9개, 2022년 8개의 상장을 주관했으나 올해는 주관 실적이 전무하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올해 각각 1개사, 3개사의 상장을 주관하는 데 그쳤다.
교보증권도 지난 2020년 2월 상장한 위세아이텍 이후 3년 만에 IPO 주관에 진행한다. 교보증권은 2분기 IPO 첫 주자로 나선 토마토시스템의 코스닥 이전 상장을 맡았다. 토마토시스템은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 개발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문 기업이다.
최근 챗GPT 열풍으로 인공지능(AI) 관련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및 로봇을 통해 개발된 프로그램을 자동 테스트하는 테스트 자동화 솔루션인엑스테스트(eXTest)도 개발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이투자증권도 친환경 마감재 기업 진영의 상장을 주관한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상장한 영상관제 기업 이노뎁 이후 일반 기업 상장 주관 실적이 없었다. 약 2년여 만에 IPO 관련 실적이 생기는 것이다.
유안타증권은 국내 최초로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개발에 성공한 시지트로닉스와 항체신약 개발 전문기업 와이바이오로직스 등 올해 2개 기업의 상장을 준비 중이다.
GaN 전력반도체는 실리콘(Si)을 이용한 기존의 전력 반도체보다 변환 효율이 뛰어나지만 해외에서 관련 제품을 전량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이에 시지트로닉스가 양산에 성공하게 될 경우 수입되는 물량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면서 시장에서는 해당 기업 가치가 1000억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IPO 재수생으로 지난 2021년 11월 상장 절차를 자진 철회한 바 있다. 다만 올해 1월 기술보증기금과 이크레더블로부터 각각 ‘A’ 등급을 받고 기술성 평가를 통과하면서 기술특례 상장 대상으로 다시 상장에 도전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소형 새내기주들이 증시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사들의 올해 실적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1분기 IBK투자증권은 이노진의 코스닥 이전 상장 주관에 나서 청약경쟁률 1643대 1, 증거금 1조600억원 규모를 기록하는 등 흥행을 끌어냈다.
신영증권은 자람테크놀로지의 기관 수요예측을 1702대 1의 경쟁률을 기록, DB금융투자는 바이오인프라 대표 주관을 맡아 1조8000억원에 이르는 증거금을 확보했다. 현대차증권은 한주라이트메탈의 상장 주관을 맡았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공모 자금이 비교적 작은 기업이 IPO 시장에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상장을 주관한 중소형 증권사들의 실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이 대부분 시장친화적 공모가를 설정하는 등 흥행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올해 중소형 증권사들의 IPO 주관 실적 기여도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