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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란티스만으론 부족해'…삼성SDI, GM과 손잡았다


입력 2023.04.26 13:20 수정 2023.04.26 13:20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스텔란티스 이어 두 번째 북미 생산거점 확보

삼성SDI-GM 로고. ⓒ삼성SDI

국내 배터리 3사 중 대미투자에 가장 소극적이었던 삼성SDI가 간만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미국 GM과 미국에 4조원 이상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운다. 양사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약 30억 달러를 투입해 연산 30GWh(기가와트시)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설립 위치는 미정이나 과거 GM이 검토 중이라고 밝힌 인디애나주가 유력한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이로써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에 이어 미국 내 두 번째 배터리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5월 스텔란티스와 25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스텔란티스 합작공장은 연 23GWh 규모로 2025년 가동할 예정이다.


최근 IRA 세부안이 발표와 함께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삼성SDI도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IRA는 미국 내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 보조금을 지원하는데 그중 절반은 배터리 핵심 광물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미 재무부는 지난달 말 배터리 광물과 부품에 대한 세부 지침을 발표했다.


삼성SDI는 합작법인에서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해 향후 출시될 GM 전기차 전량에 탑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협약으로 BMW,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등과 함께 북미 1위 완성차 업체인 GM을 새로운 고객사로 추가 확보하게 되며 업계 내 입지를 강화하게 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SDI가 북미 케파 확보에서 다소 늦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이미 지난해부터 미국 내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LG엔솔 7개, SK온 6개 공장을 보유할 예정인 가운데 삼성SDI는 투자를 계획 중인 공장이 모두 가동에 들어가도 2곳에 불과하다. 삼성SDI가 미국에서 확보하게 되는 총 생산용량(53GWh)도 LG엔솔(293GWh), SK온(185.5GWh)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올해 IRA 생산세액공제(AMPC)도 삼성SDI만 받지 못한다. 배터리 공장 가동 시점인 2025년부터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다. LG엔솔은 올 1분기부터 IRA 세액 공제 예상 금액 1003억원을 영업이익에 반영했으며 SK온도 올해부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증권사에 따르면 삼성SDI AMPC는 2025년 4000억원, 2027년 1조6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빅3 자동차 회사 중 두 곳을 고객으로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GM은 그동안 LG엔솔과 전기차 분야에서 ‘공동 운명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긴밀한 협업 관계를 유지해왔다. 양사는 이미 오하이오, 테네시, 미시간에 합작공장을 세우거나 공사 중이며 4번째 공장까지 설립하기로 추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삼성SDI가 GM의 파트너로 선택됨으로써 장기적으로 고객 다변화가 가능하게 됐다. GM은 그동안 LG엔솔의 파우치형 배터리만 탑재해왔지만, 각형‧원통형 배터리로 폼팩터를 다양화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하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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