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대통령 최초 美국방부 군지휘통제센터 방문
尹 "미국 확고한 확장억제 공약 전적 신뢰한다"
오스틴 "확장억제, 재래식 핵·미사일 모두 포함"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방미 나흘째인 27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을 방문해 미군 수뇌부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 전날 백악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를 골자로 한 '워싱턴 선언'을 채택한 데 이어 펜타곤을 방문함으로써 공고한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강조하려는 행보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 외곽에 있는 펜타곤을 방문했다. 펜타곤 정문 앞에는 육·해·공 미군 의장대가 도열했고,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정문 앞에서 윤 대통령을 영접했다.
이어 펜타곤 군지휘통제센터(NMCC)를 찾아 미군의 전략적 감시 체계와 위기대응 체계 관련 보고를 받았다. 한국 대통령이 NMCC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방미 수행 중인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전날 워싱턴DC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NMCC는 미 국방부 내 핵심 지휘통제센터로 유사시 미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군 지휘관들을 직접 보좌하는 미 국방의 핵심 시설"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미국 측에서는 오스틴 장관을 비롯해 마크 밀리 합참의장,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등이, 우리 측에서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박진 외교부 장관, 조현동 주미대사 등이 참석했다.
이명박(2011년)·박근혜(2015년) 당시 대통령이 펜타곤을 방문한 적은 있으나, 펜타곤 내 다른 시설을 둘러봤다. 당시 이 대통령은 미 합참의장 전용 상황실인 탱크룸에서 미 합참의장으로부터 안보 정세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어제 저와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보다 실효적이고 강경하게 대응하기 위해 한미 간 확장억제를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다"며 "한미 양국이 미 핵전력의 공동기획, 연습훈련 등 동맹의 확장억제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확고한 확장억제 공약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만일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미국의 핵 능력을 포함해 한미동맹과 대한민국 국군의 결연하고 압도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동북아와 한반도 안보 상황은 매우 엄중하다. 북한은 국제 사회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면서 전례 없는 빈도와 강도로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위협에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한국형 3축 체계를 포함해서 압도적 대응 능력과 응징 태세를 구축할 것"이라며 "한미 연합연습과 훈련을 더욱 강화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오스틴 장관은 "대한민국은 수십 년 동안 굳건한 저희의 친구였다"며 "날이 갈수록 대한민국을 의지하는 정도가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70년동안 저희 한미 동맹이 가장 견고하고, 능력 있고, 상호 운영성이 뛰어난 동맹으로 발전해왔다"며 "이를 통해 한반도 상에서 주요 분쟁과 침공을 억제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확장억제에는 완전한 범위의 미국의 능력, 즉 재래식 핵 및 미사일 방어 능력이 모두 포함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다르파)를 방문했다.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은 장기적 관점에서 미 국방의 연구·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기관으로 인터넷, 음성 인식 기술 등 첨단 기술의 산실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이곳에서도 브리핑을 받고 관계자들과 기술혁신 극대화를 위한 연구환경에 대한 의견을 나눴으며, 한미 양국의 국방과학기술 협력 강화 방안도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