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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지는 항공권...대한항공이나 저가항공이나 '도긴개긴'


입력 2023.05.02 06:00 수정 2023.05.02 06:00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5월 주말 제주 왕복 항공권 평균 1인 25만원

국내선은 대형항공사-저가항공사 가격 차이 미미

"비수기인데"… 수요 과잉에 당분간 가격 하락 없을 듯

ⓒ진에어

"요즘 제주도 항공권 가격은 대한항공이나 저가항공이나 다 비슷합니다. 최근엔 차라리 마일리지나 쌓아볼까 싶어 대형 항공사를 이용했을 정도에요."


코로나 엔데믹으로 폭증한 여행 수요로 치솟은 항공권 가격이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국내선의 경우 '저가' 항공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대형 항공사와의 가격 차이가 1~2만원에 불과할 정도다. 국제선 역시 3년 전 대비 20% 이상 가격이 치솟은 상태다.


기존대로라면 4월부터는 비수기로 꼽혀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하락하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여행 모멘텀이 오래 지속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서 항공권 가격 하락 시기도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일 항공권 예약플랫폼 네이버항공권에 따르면 이달 주말(금~일) 김포-제주 왕복 항공권 가격은 1인당 평균 25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황금시간대를 피한 최저가격 역시 20만원으로, 4인 가족이 주말에 제주도로 여행을 가려면 항공권 가격만 최소 80만~100만원은 잡아야 하는 셈이다.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국내선의 경우 저가항공사와 대형항공사의 차이 마저 불분명해졌다. 국내 FSC(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 저가항공사의 제주도 왕복 항공권 가격 차이는 2-4만원에 불과하다.


높아진 국내선 가격에 국제선으로 눈을 돌려도 만만치 않다. 5월 주말 인천-오사카 왕복 항공권 역시 평균 45만원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이마저도 황금 시간대에 출입국을 원하는 경우에는 50만원도 훌쩍 넘는다. 태국 방콕, 베트남 다낭 등도 마찬가지로 기본 35~40만원은 줘야한다.


항공권 가격 급등의 원인은 항공사가 가격을 올려잡아도 수요가 워낙 많아 결국엔 팔리기 때문이다. 좌석 수와 항공편은 정해져있는데 타겠다는 사람이 많으니 항공사는 가격을 낮출 필요가 없는 셈이다. 반대로 수요가 적은 비수기에는 특가 프로모션, 땡처리 항공권 등으로 남는 좌석을 메우는 식이다.


이달 황금연휴를 감안하더라도 항공권 가격이 올해 내내 높게 형성됐고, 여행 수요 역시 꾸준하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통상 3~6월은 여행 비수기로 분류됨에도 지난 3월, 4월 모두 여행 수요가 꾸준히 증가했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수는 각각 519만2198명, 471만1750명으로 총 990만394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성수기였던 전월보다도 20여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4월 여객수 역시 1000만명을 넘어섰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3년여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비수기와 성수기 구분 없이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기존이었다면 10만원대 중반이어야할 6월 역시 이미 주말 항공권 가격은 1인 평균 20만원을 넘어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비수기인데도 항공권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가격도 아직까지는 하락 움직임이 없다"며 "국제선과 국내선이 고르게 늘고 있으며 주말의 경우에는 좌석이 없어서 못파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일본 재개를 기점으로 크게 살아난 여행 모멘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항공권 가격 역시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미 올해 수요 흐름이 코로나19 이전의 항공업계 비수기-성수기 시즌 평균 수요와는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항공사들이 최근 일본, 중국, 동남아 노선을 확대하면서 오히려 국내선 항공권 가격 하락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정해진 수의 항공기를 갖고 노선을 운영하는 항공사 특성상 해외 노선을 확대하면 반대로 국내선 운항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기존 항공사들에게 비수기로 꼽히는 2분기 내내 수요가 끊이지 않는다면 3분기 여름 성수기에 진입했을 때 오히려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며 "가격 하락 시기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최근 국제선 증편으로 국내선 가격보다 국제선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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