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4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
외식물가 전년 동월 대비 7.6% 올라
4인 가족 삼겹살 외식 10만원 훌쩍
서민 음식 자장면, 1년 새 16.3%↑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앉았다.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대부분 물가가 꺾이는 양상이다.
다만, 외식 물가는 그간 누적됐던 원가 부담이 영향을 미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정의 달’ 부담감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 외식은 전년 동월 대비 7.6% 올랐다. 전월(7.4%)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외식외 개인서비스는 작년 대비 5.0% 오르면서 2003년 11월(5.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정점(9.0%)을 찍고 지속 하락 추세다. 다만 여전히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 또한 3월부터 둔화하는 양상이지만, 파스타면(22.0%), 케이크(11.5%), 빵(11.3%) 등 일부 품목 오름세는 여전하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삼겹살, 삼계탕, 냉면 등 대표 외식 품목 8개 서울지역 평균 가격은 전년보다 7.5∼16.3% 올랐다. 특히 삼겹살(200g 환산 기준)은 평균 1만9236원으로 1년 전보다 12.1% 상승해 2만원에 근접했다.
대표 서민음식으로 통하는 짜장면은 1년 새 16.3% 올라 평균 가격 6800원을 기록했다. 삼계탕 역시 평균 1만6346원까지 올라 부담스러운 음식이 됐다.
이처럼 외식물가와 가공식품 물가가 소매가격 기준 10% 이상 늘면서 식당 판매 가격 또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과 삼겹살로 외식 한 번 하려면 10~20만원 정도는 각오해야 할 정도다. 부모님과 아이들을 데리고 짜장면만 먹어도 5만원은 기본이다.
소비자물가와 달리 물가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가 여전히 4%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걱정이다. 4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년보다 4.6%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 때문에 향후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국제유가 등이 오르면 소비자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정부가 여전히 물가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일 2분기 전기·가스요금 결정과 관련해 “에너지 공급 자구 계획을 전제로 정부에서 조만간 전기요금 조정을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도 “주요 식품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인하 및 연장, 통신비 등 생계비 경감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물가안정 기조가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며 “정부는 경계감을 잃지 않고 주요 품목별 가격 동향을 점검·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