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L 8652억원…1년 새 24%↑
금융지원 종료 시 확대 불가피
지방은행들이 떠안고 있는 부실채권이 최근 한 해 동안에만 1600억원 넘게 불어나면서 9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대출자들의 상환 여력이 악화한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9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부실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 등 5대 지방은행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은 865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3%(1689억원) 늘었다. 은행들은 여신 상태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구분한다. 이중 NPL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말한다.
지방은행 중 전북은행의 NPL이 가장 크게 늘었다. 전북은행의 1분기 말 기준 NPL은 145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9.6% 증가했다. 전북은행은 손실 처리가 불가피한 추정손실 여신이 42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72.0% 급증했다. 고정 여신도 698억원으로 11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광주은행의 NPL은 842억원으로 38.5% 늘었다. 광주은행은 회수의문과 추정손실이 각각 112.2%, 144.0% 증가했다. 대구은행의 NPL은 3151억원으로 1년 전보다 31.6% 증가했다. 이중 추정손실이 649억원으로 123.0%나 크게 뛰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코로나19 기간에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취급을 크게 늘렸던 만큼 지방은행 가운데서도 부실 우려가 한층 고조되는 모습이다.
부산은행 역시 1년 전보다 7.2% 증가한 1753억원을 기록했다. 고정과 회수의문 여신이 각각 16.6%, 24.0% 증가했지만, 추정손실에서 9.5%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남은행만 NPL이 15.4% 줄었다. 회수의문 여신이 11.1% 늘었지만, 고정(-10.9%)과 추정손실(-38.0%)에서 모두 감소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을 살펴보면 전북은행과 대구은행이 각각 0.85%, 0.60%로 지방은행 평균 0.50%를 상회했다. 광주은행은 0.38%로 평균을 하회했지만, 1년 전보다는 0.11%포인트(p) 높아졌다. 부산은행(0.30%)과 경남은행(0.37%)만 각각 0.01%p, 0.09%p씩 낮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총여신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로 은행 자산건전성을 나타낸다. 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라면 대출로 내준 1억원 중 100만원은 사실상 떼인 금액으로 간주한다.
이 같은 상황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지난 2020년 4월 코로나19로 피해를 크게 입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조치를 시행했다.
오는 9월로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데, 부실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금융당국도 이를 예의주시하며 은행권에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주문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차원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