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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건설업 대출 15조…부동산 침체에 '촉각'


입력 2023.05.15 06:00 수정 2023.05.15 16:50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9년 만에 최대치 기록

충당금 늘려 부실 대응

기업대출 이미지.ⓒ연합뉴스

국내 4대 시중은행의 건설업 대출 규모가 한 해 동안에만 3조원 이상 불어나면서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상황 장기화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고 있는 만큼 부실 관리에 보다 고삐를 죄야 한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건설업에 속한 기업에 내준 대출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5조265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3%(3조3644억원)나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건설업 대출 규모는 지난 2013년 이후 최대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의 건설업 대출잔액은 4조738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6.3% 늘어나며 가장 증가 폭이 컸다. 이어 ▲국민은행(3조5365억원·28.4%) ▲신한은행(3조5615억원·16.2%) ▲우리은행(3조4230억원·12.4%)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건설사 대출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됐고,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어서다. 또 원자재와 인건비 등이 치솟으면서 원가율이 상승해 재무 건전성 악화에 따른 부실 위험도 확대됐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7만5438호로 1년 전보다 2배가량 늘었다. 올해 들어 지난달 16일까지 폐업 신고한 건설사도 1080개에 달하는 상황이다.


또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소건설사 한계기업 비중은 15.0%로 1년 전보다 4.2%포인트 상승했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을 말한다.


통상 건설사들에게 내준 대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에는 주거·상업용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위해 실행된 자금 조달과 관련해 시공사가 제공한 보증이 포함돼 있는 경우가 있다. 우발채무가 현실화하면 부실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은행들은 부실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충당금을 쌓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분기 말 기준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7594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배 이상 늘었다.

고정삼 기자 (j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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