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입원인 디지털 광고 사업 수익성 발목
기존 서비스에 대화형 AI 탑재해 광고 수요 회복
플랫폼 기업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를 피해가지 못했다. 경기 침체가 찾아오면 기업들은 광고비를 가장 먼저 줄인다. 광고시장이 경기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이유다. 그런데 디지털 광고는 플랫폼 기업의 주요 수입원이다. 경기가 나빠지면 플랫폼 기업은 직격타를 맞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중 하나인 네이버도 광고 시장 둔화에 따른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총 매출 중 비중이 가장 큰 서치플랫폼 매출(8518억원)은 지난해 1분기 대비 0.2% 증가에 그쳐 사실상 제자리 걸음을 했다. 직전 분기 매출에 비해선 7.1% 줄었다. 검색 광고는 전년동기 대비 5.3% 성장했으나, 배너 위주의 디스플레이광고(DA)가 전년동기 대비 13.1% 줄었다.
또 다른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도 상황이 나쁘긴 마찬가지다. 카카오톡 등 플랫폼 광고 매출이 포함된 톡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으나 포털 ‘다음’으로부터 나오는 매출은 포털비즈 매출은 27% 급격히 줄었다. 늘어난 톡비즈 매출도 선물하기·톡스토어 등 거래형 매출이 25% 증가한 영향이지 비즈보드·카카오톡 채널 등 광고형 매출은 고작 1% 느는 데 그쳤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위기 극복을 위해 인공지능(AI)을 택했다. ‘챗GPT’로 열풍이 분 생성형 AI를 포털 내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하면 광고주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검색엔진 빙에 생성형 AI를 장착해 검색 역량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자 불과 한 달 만에 하루 이용자는 1억명으로 늘어났다. 구글도 빙을 견제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만큼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발빠르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네이버는 자사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을 포함한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적용할 예정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하이퍼클로바X를 “전 세계 세 번째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한국어 학습량을 가지고 있고, 타사 대비 4분의 1 이상 절감된 비용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또 “계산기, 지도 등 다양한 기능의 API를 활용한 답변을 할 수 있으며 GPT-4에 대응하는 모델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네이버가 계획한 하이퍼클로바X 공개 시점은 올해 여름이다. 하이퍼클로바X가 적용된 네이버 서비스는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는 상반기 중 생성형 AI를 탑재한 검색 서비스의 사내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카카오는 초거대 AI 모델 ‘코GPT 2.0’를 활용한 버티컬(특정 분야 전문) AI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코GPT는 카카오의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이 ‘GPT-3’를 기반으로 한국어 데이터를 학습시켜 2021년 공개한 AI로, 코GPT 2.0은 이보다 파라미터(매개변수)와 데이터 규모가 확장된 버전이다.
당초 코GPT 2.0 공개 시점은 상반기로 예정됐으나 하반기로 연기됐다. 카카오는 상반기 중 메시지 기반의 AI챗봇 서비스를 테스트하면서 실사용 데이터를 확보해 모델을 고도화하기 위해 일정을 미뤘다는 설명이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코GPT 2.0의 경쟁력을 자신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력으로 비춰보면 파라미터나 데이터 규모가 부족할 수 있지만 한국어에 특화된 모델로선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며 “한국어 AI 생성 모델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협력해 우리가 강점을 가진 채팅 인터페이스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