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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역대 최대' 中企 대출에도…소상공인 '저금리 우산'


입력 2023.05.16 06:00 수정 2023.05.16 06:5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코로나19 이후로만 60조 가까이 늘어

여전히 시중銀보다 낮은 이자율 '눈길'

서울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 전경.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이 중소기업에 내준 대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만 60조원 가까이 급증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까지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4대 시중은행 전체가 소화한 중소기업 대출의 절반가량을 기업은행이 홀로 책임졌을 정도다.


쌓여만 가는 대출을 둘러싸고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기업은행은 여전히 중소기업에게 가장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며 소상공인의 우산 역할을 톡톡히 하는 모양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19조5909억원으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기 직전인 2019년 말보다 35.4%(57조4201억원) 늘었다. 이로써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보유량은 사상 최대치를 다시 경신했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국내 은행권에서 단연 선두다. 대형 시중은행들 각각의 해당 금액은 100조원대로 아직 기업은행과의 격차가 상당한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132조955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9.0% 증가하며 4대 은행 중에서는 제일 규모가 큰 편이었다. 신한은행 역시 126조3074억원으로, 하나은행은 116조6892억원으로 각각 38.6%와 37.1%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우리은행의 중소기업 대출도 110조9950억원으로 35.2% 증가했다.


이들 시중은행에서 조사 대상 기간 동안 확대된 중소기업 대출은 120조원대다. 기업은행 한 곳에서 늘어난 관련 대출이 60조원에 육박했음을 감안하면, 웬만한 시중은행 두 곳이 감당해 온 몫을 혼자서 도맡은 셈이다. 실제로 4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총액은 486조9470억원으로 34.7%(125조5710억원) 증가했다.


주요 은행 중소기업 대출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이처럼 최근 몇 년 간 중소기업 대출이 급격히 몸집을 불린 배경에는 코로나19가 자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은행 자금에 의존해야 했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그 만큼 많았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렇게 쌓여 온 대출에 대한 은행의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와중 금리까지 치솟으면서, 빚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차주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코로나19 금융지원이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은행권의 압박감을 키우는 대목이다. 금융권은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의 일환으로 2020년 4월부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원금 상환의 만기를 연장해주고 이자 상환을 유예해주고 있다.


결국 당장 원금이나 이자를 갚기 힘들어 연체로 잡혀야 할 대출 중 상당수가 금융지원 덕에 억눌려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들을 상황을 감안하면 이처럼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는 위험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클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기업은행은 지금도 중소기업에 누구보다 낮은 이자율로 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누적돼 있는 대출이 많은 만큼 부실에 따른 부담이 상당하지만, 중소기업을 위한 저금리 정책을 지속하는 모양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업은행이 취급한 중소기업 운전자금 대출의 평균 금리는 5.28%로, 4대 시중은행 평균인 5.63%를 밑돌았다. 개별로 봐도 국민·우리은행이 5.77%, 신한은행이 5.58%, 하나은행이 5.38% 등으로 기업은행보다 해당 대출 이자율이 높은 편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국책은행의 특성 상 기업은행은 코로나19 이후 다른 어떤 은행보다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라며 "이제는 소상공인을 향한 저리 자금 지원을 넘어 향후 연착륙 방안까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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