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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양극화 우려 커”…드라마 업계서도 이어지는 “위기” 목소리


입력 2023.05.18 10:57 수정 2023.05.18 10:57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허리띠 졸라매는 국내 OTT

드라마 숫자 줄이는 TV 플랫폼

코로나19 여파로 극장가가 잠시 한산해진 사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타고 국내 드라마들이 가능성이 크게 확대됐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들까지 국내 드라마에 열광하면서, 톱스타들은 물론 베테랑 영화감독들도 드라마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TV 플랫폼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제작비는 급상승하면서 어려움에 처하는 제작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화려한 결과물 뒤, 위기 분위기가 조성이 되며 ‘이러다 영화, 드라마가 모두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티빙, 웨이브

최근 티빙, 웨이브, 왓챠 등 국내 OTT 업계가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티빙은 지난해 1191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약 56% 늘어난 수치다. 웨이브 또한 지난해 영업손실 1213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169억원, 2021년 558억원에 이어 적자 규모가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넷플릭스 등 적극적 투자 감행하는 글로벌 OTT에 맞서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해 내며 노력했지만, 이것이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한 셈이다.


결국 국내 OTT들 역시 과감한 투자 통해 무작정 콘텐츠 숫자를 확대하기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하되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으로 방향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웨이브의 이태현 대표는 최근 열린 한 행사에서 “매년 1000억 원가량 콘텐츠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시장 환경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콘텐츠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TV 드라마들의 분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KBS, MBC, SBS가 수목드라마를 잠정 폐지한 데 이어 tvN까지 최근 수목극의 자리에 드라마 대신 예능을 편성하며 위기를 실감케 한 것. tvN은 “드라마, 예능, 교양 등 장르 구분 없이 유동적인 편성을 하겠다”라고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지만, 현재 방송 중인 ‘스틸러: 일곱 개의 조선통보’를 끝으로 수목드라마를 당분간은 볼 수 없게 됐다.


tvN의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모기업인 CJ ENM의 재무상태가 악화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tvN만의 문제는 아니다. TV 광고 매출이 이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제작비 규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에 앞으로도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는 드라마보다는 예능 등을 적극적으로 편성하는 경향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최근 K-콘텐츠 열풍 흐름을 타고 적극적으로 제작에 나서고 있는 드라마 제작사들은 난감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신작들이 개봉을 하지 못해 수 십개의 영화들이 창고에 쌓여있는 가운데, 편성을 받지 못하는 드라마들까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예전처럼 편성이 확정된 후 제작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제작 이후 편성이 되는 방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때문에 제작 과정에는 이미 돌입하거나 마쳤으나 편성이 되지 못한 작품들이 생겨나고 있다. 경쟁은 더 치열해졌으니 앞으로가 더 걱정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거품이 걷히는 과정”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최근 K-콘텐츠 흥행 바람을 타고 다소 무리하게 제작에 나서는 일부 제작사들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애초에 리스크가 큰 업계인 만큼,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중, 소규모 제작사들은 설 자리를 잃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다만 추후 드라마 제작사들이 일부 플랫폼에만 의존하게 되면서 소위 ‘글로벌 OTT에 통하는’ 작품이 양산되는 것은 아닌지, 이 같은 양극화가 초래할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플랫폼 입장에서는 선호하는 작품들이 뚜렷하다. 점점 그들의 입맛에 맞추려는 제작사들이 느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다 보면 특정 플랫폼의 영향력만 커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화려한 결과들이 결국 국내 콘텐츠 자체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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