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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요금 인상에 구제역까지’ 외식업계, 휴가철 가격 인상 러시 재현될까


입력 2023.05.19 06:49 수정 2023.05.19 06:49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식당 사용량 많은 설탕 가격 역대 최고

주요 수출국 공급 부족 지속…수입산도 오름세

한 시민이 서울 시내 한 식당가를 지나가고 있는 모습.ⓒ뉴시스

“가족들 동원해서 열심히 장사해봐야 남는 게 없어요. 내 식당 접고 다른 가게 가서 일 하는게 더 낫겠다 싶어요.”(서울 마포구 고기구이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모씨)


심각한 구인난에 공공요금, 식재료 가격 인상까지 겹치면서 외식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여름 성수기를 기점으로 한계에 직면한 자영업자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외식업계에서는 현재 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역대 최악이라고 입을 모은다. 모임 인원 및 영업시간 규제가 적용됐던 코로나19 때 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는 상황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구인난에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이 인상된 데다 설탕, 육류 등 주요 식재료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그야말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16일부터 전기요금을 ㎾h(킬로와트아워)당 8원, 가스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인상했다. 기존 요금 대비 5.3% 인상된 것이다.


음식 조리와 매장 냉난방에 가스와 전기 사용이 필수적인 만큼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모든 식당에서 사용하는 설탕은 올 들어 매달 상승하면서 세계 설탕가격은 2011년 10월 이후 11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 식재료 중 원가 비중이 가장 높은 편에 속하는 육류 가격도 오름세다.


육류는 보통 여름 휴가철이 가까워질수록 증가하는 야외활동 수요에 따라 가격도 오르지만 올해는 구제역이라는 변수까지 등장했다.


국내에서 4년 만에 발생한 구제역은 충북 청주지역에서 시작돼 증평 등 인근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성수기를 앞두고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가격 상승과 함께 소비가 줄어들 수 있어 외식업계로서는 초미의 관심사일 수 밖에 없다.


특히 고기구이 전문점의 경우 원가 상승으로 직결돼 가격 인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 고기구이 전문점, 횟집의 경우 구인난도 가장 심각한 업종인 만큼 가격 인상 압박도 크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당 평균 5883원으로 한 달 전(4월17일) 대비 7.2% 올랐다. 같은 기간 삼겹살 소비자 가격은 ㎏당 12.7%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도매가격이 1~2개월 후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고 현재는 구제역 초기라 시세 반영도가 낮은 만큼 휴가철이 본격화되는 6월 말부터 본격적인 체감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구제역 발생 시 수입 육류가 대체재로 주로 활용됐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엔데믹 전환과 맞물려 아시아 국가들의 돼지고기 수입이 증가하면서 주요 수출국의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큰 가맹본부는 한 번에 구입하는 물량이 많기 때문에 주요 식자재 가격 상승에 완충 작용을 할 수 있지만 도매상을 통해 개별적으로 구입하는 소규모 식당들은 시세가 곧바로 반영될 수 밖에 없다”면서 “고기값은 원가 비중이 커 오름세가 지속되면 기존 가격을 3개월도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중에서도 가격을 올려달라는 요청이 많다”면서 “이번 구제역 사태가 가격 인상의 신호탄이 될 수 있어 유심히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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