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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연극부터 오페라․창극까지…왜 지금 ‘셰익스피어’일까


입력 2023.05.23 07:16 수정 2023.05.23 07:1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이순재 마지막 '리어왕' 6월1일 LG아트센터 개막

'오셀로' '베니스의 상인' '맥베스'도 잇따라 공연

현재 공연계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은 셰익스피어다. 연극 ‘오셀로’ ‘리어왕’부터 창극 ‘베니스의 상인’ 등 고전 중에 고전으로 고전으로 꼽히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다양한 형태로 재탄생하면서 재미를 안기고 있다.


연극 '리어왕' ⓒ더웨이브

지난 12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는 연극 ‘오셀로’가 개막했다. 주인공 오셀로 장군을 둘러싼 사랑과 질투, 배신과 반란을 통해 인간의 심리를 치밀하게 묘사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익숙하지 않은 관객도 사랑과 배신이라는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쉽게 몰입할 수 있다. 이 작품엔 박호산과 유태웅, 손상규, 이설, 이자람 등이 출연한다.


6월1일부터는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리어왕’이 관객들을 만난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가장 탁월한 비극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거짓과 배신, 탐욕 등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파고들며 가족 간의 갈등과 고령화, 빈부격차 등 시대를 관통하는 문제들을 이야기한다. 앞서 2021년 초연 당시 전회차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웠던 만큼 이번 재연에도 기대가 높다. 특히 이번 공연은 이순재의 리어왕을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우리 소리와도 만난다.


국립창극단은 6월 8일부터 1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 ‘베니스의 상인’을 우리 고유 언어와 소리로 풀어낸 동명의 창극을 선보인다. 샤일록과 안토니오의 치열한 법정 공방과 재판장의 재치 있는 판결 등 작품 속의 명대사가 판소리를 만나 어떻게 변화할지도 관심이다. 공연에는 김준수, 유태평양 등 창극단 간판 소리꾼들이 나섰다.


이밖에도 서울시뮤지컬단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오는 12월 뮤지컬로 선보인다. 앞서 지난달에 국립오페라단도 이 작품을 오페라로 선보인 바 있다. 또 서울셰익스피어컴퍼니는 셰익스피어의 블랙코미디를 느낄 수 있는 연극 ‘법에는 법’(5월28일까지 플랫폼74)을 선보이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역할극 ‘플레이위드 햄릿’도 6월 23일부터 산울림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뿐만 아니라 셰익스피어를 소재로 상상력을 가미한 공연들도 이어진다. 현재 대학로에선 셰익스피어의 위작 희곡 논란을 다룬 뮤지컬 ‘윌리엄과 윌리엄의 윌리엄들’(5월28일까지 대학로아트원씨어터 2관)을 공연하고 있고, 올해 1월에는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을 시작으로 지방 순회공연까지 마쳤다. 이 작품은 특히 배우 김유정, 김성철, 이상이, 정문성, 정소민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을 모으기도 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공연계의 셰익스피어 바람은 이후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공연계의 단골 소재 중 하나로 불릴 정도로 자주 사용되었음에도 인기가 이어지는 건 시대를 초월하는 메시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은 엘리자베스 여왕에서 제임스 1세로 왕권이 넘어가던 시기에 완성된, 시대의 불안이 반영된 이야기다. 때문에 그 안에는 다양한 인간의 군상과 본능이 담겨 있고, 이는 여전히 불안한 현재의 시대를 관통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어왕’의 이순재 역시 “고전은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명장면이 담겨 있다. 그 장면을 제대로 찾아 무대에서 진솔하게 전달하고, 관객이 감동을 받으면 그게 배우로서의 기쁨”이라며 “통치자로서 여민동락(與民同樂·백성과 즐거움을 함께하다)을 강조한 3막 4장의 독백은 오늘날에도 갖는 의미가 크다. 한평생 배우로 살아보니, 연극에는 우리 사회를 바꿀 힘이 있다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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