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초진·약 배송 모두 극히 ‘제한적’ 허용
복지부 “시범사업 동안 안전성 지켜보겠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시행을 이틀 앞두고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의 모습이 드러났다. 당초 논란이 불거진 ‘소아 초진’과 ‘약 배송’에 대해서는 제한적 허용을 한 지극히 보수적인 모습이다.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하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최종 추진방안을 30일 밝혔다. 최종안에 따르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의원급 의료기관·재진 환자 원칙을 골자로 일부 ▲섬·벽지 환자 ▲장애인 또는 장기요양등급자에 한한 만 65세 이상 노인 ▲1·2급 감염병 확진 환자 등에 대해 초진과 약 배송을 제한 허용한다.
당초 복지부는 지난 17일 당정협의회 당시 발표한 시범사업 초안에서 만 18세 미만 소아 초진과 약 배송을 허용했다. 하지만 당정협 이후 이에 대한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철회한 바 있다.
이번 최종안에서는 소아 초진은 원칙적으로 금지다. 다만 휴일·야간 등 의료 접근성이 낮은 시간대에는 대면진료 기록이 없더라도 처방을 제외한 ‘의학적 상담’이 가능하다. 의학적 상담은 의학적 지식이 있는 전문가(의사)가 환자와 보호자에게 현재 증상에 대한 조언을 받는 수준이다.
차전경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소아 초진에 있어서는 위험도가 높다는 의료계 입장과 비대면진료가 필요하다는 워킹맘 등 부모들의 입장이 부딪혔다”며 “양 측의 입장 사이 균형점을 찾아 부모들이 아이의 증상에 대해 전문가의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상담’ 수준의 비대면진료를 허용한다”고 말했다. 처방 불가능 조항에 대해서는 “시급할 경우 의사가 응급실 내원을 권고할 수도 있고 단순히 상담으로 해결이 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처방 제한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약 배송은 초진 허용 대상 환자와 희귀 질환자에 대해서는 환자와 약사의 협의를 통해 허용하기로 했다. 복지부 측은 냉장 보관 필요 등 취급 주의 의약품에 대한 배송 책임에 대해 “약 배송 자체가 사례가 많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전한 배송에 대해서는 전문가인 약사가 신경을 더 써야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의료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 증진과 의료접근성 제고를 위해 불가피한 정책으로 제한된 범위에서 실시되는 것”이라며 “향후 의약계, 전문가 논의를 통해 시범사업 성과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 발전시켜 안정적인 제도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