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WBC 대회 기간 중 핵심 투수들 '음주 일탈' 의혹 제기
최적의 컨디션 유지해야 할 국가대표들 무책임 행보 실망
KBO 진상조사 착수..사실로 드러나면 KBO리그 흥행에도 대형 악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 중 첫 경기 전날과 당일, 한일전 참패 후에도 베테랑을 비롯해 핵심 투수들이 음주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0일 유튜브 채널 세이엔터(SAY ENTER)에 따르면, 야구대표팀은 지난 3월 WBC 1라운드 출전을 위해 일본 도쿄에 숙소를 차렸다. 이후 일부 국가대표 투수들은 유흥가가 밀집한 아카사카 지역의 룸살롱과 큰 차이가 없는 술집에서 3월8일 호주전 전날과 9일 호주전 당일 오전까지 술을 마셨다. 한일전 참패로 탈락이 확정된 10일에도 같은 장소를 찾아 음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보도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경기를 마친 뒤 식사와 함께 가질 수 있는 간단한 음주와는 차원이 다르다. 거룩한 몸과 자세를 안고 출전하는 것까지 바랄 수 없지만,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로 지목했던 호주전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수들이 전날과 당일 오전까지 술을 마셨다는 것은 야구팬들을 넘어 국민들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탈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소집 중 음주 행위에 관한 처벌 규정을 명확하게 정한 것은 없다. 선수들은 대표 소집 기간 국가대표로서의 명예와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KBO 규약 국가대표 운영 의무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
대표팀은 호주전에서 최악의 경기력으로 7-8 패했고, 일본전에서는 4-13 참패했다. 12일 체코전, 13일 중국전에서 승리했지만 조 3위에 그쳐 상위 2개팀에 주어지는 2라운드 진출권을 놓쳤다.
물론 음주 탓에 최악의 성적표(1라운드 탈락)를 받아들었다고 연결시키기는 어렵지만,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국가대표들이 이런 행보를 보였다는 것은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내용이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야구팬들도 적지 않다. 다음날 중요한 경기가 있는데 숙소를 이탈해 새벽까지 술을 마신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보도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파장은 더 클 수밖에 없고, 지탄의 수위도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KBO와 특정 선수들 소속팀(구단)은 진상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KBO 관계자는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사실관계가 드러나면 추후 조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핵심 투수들의 무책임한 일탈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WBC 도쿄 참사 후 간신히 살려낸 ‘2023 KBO리그’ 흥행 불씨를 짓밟아버릴 대형 악재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