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주도 '타다금지법'에 쏟아진 비판
허은아 "21세기 붉은 깃발법 어른거려"
野서도 "민주당 패소…스스로 고쳐야"
최병천 "쉽고 나쁜 정치는 공동체 위협"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하면서 정치권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미 '타다금지법'이 통과돼 의미 없는 판결이 됐을 뿐만 아니라, 정치권이 혁신경제를 가로막은 단적인 사례였다는 점에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마차 사업과 마부 일자리 보호를 위해 붉은 깃발의 기수 3명이 타도록 하고 자동차 최고 속도를 말보다 느리게 규제했던 1800년대 영국의 붉은 깃발법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어른거린다는 사실을 어떻게 봐야 하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허 의원은 "어떤 나라보다 자유무역의 혜택을 많이 보고 있는 우리나라가, 정작 국내에선 '보호'라는 명분으로 아무렇지 않게 시장 개입과 기업 규제에 나서고 있으니, 반시장·반기업 정서가 세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며 "든든한 지원은 못 해줄망정 적어도 뒷다리 잡기는 하지 말아야겠다"고 반성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을 지냈던 여선웅 전 직방 부사장도 페이스북에 "타다가 대법원 최종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1심 무죄 판결이 나자 법까지 개정해 혁신을 유죄로 만들려고 했던 민주당이 패배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했고 기득권 눈치를 보느라 혁신에 눈을 감았고, 혁신이 사라진 자리엔 국민의 불편함만 남았다"고 지적했다.
여 전 부사장은 그러면서 "잘못된 입법이었음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이 지금 민주당에게 필요한 혁신"이라며 "민주당이 주도한 타다금지법, 민주당 손으로 고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역임했던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중세 유럽의 신기술 반대 과정을 '신기술 도입 → 수공업자의 퇴출 → 사회불안, 폭동, 반란 → 기존의 정치권력 위협'으로 도식화한 뒤 "이는 타다금지법을 도입하는 과정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최 소장은 이어 "유럽사에서 신기술 도입은 '전쟁 위협' 때문이었다. 다르게 표현하면, 공동체의 절멸 위기 때문이었다"며 "우리가 혁신경제의 편에서 서야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그래야 우리가 살아남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 소장은 "'쉽고 나쁜 정치'는 혁신경제를 죽이는 것이다. '좋은 정치'는 혁신경제의 편에 서되, 약자의 아픔도 보듬어 안는 것이다. 물론 '좋은 정치'는 어렵다. 그래도 해야 한다"며 "'쉽고 나쁜 정치'는 궁극적으로, 반드시 공동체의 생존과 번영을 위협하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