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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또 방탄에 쇄신 진정성 의구심…혁신위 출범 늦어지나


입력 2023.06.13 15:06 수정 2023.06.13 15:06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돈봉투 의혹' 계기로 혁신기구 구성 계획 밝혔는데

무더기 반대표 던지면서 혁신 의지 퇴색 지적 나와

당내서도 "바로 위원장 발표하면 국민 어떻게 볼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쇄신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이 연달아 터지며 '제 식구 감싸기'를 통렬히 반성한다고 한지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방탄 정당'의 면모를 벗어나지 못하면서다. 비판 여론이 상당해지면서, 당 혁신기구 출범이 더 늦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당 안팎에서 혁신기구 구성에 대한 지적과 우려가 제기됐다. '돈봉투 의혹' 등으로 추락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취지에서 혁신기구 구성 계획을 밝혔지만,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 체포동의안에 무더기로 반대표를 던지면서 혁신의 의지가 퇴색됐다는 것이다. '방탄 정당'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재명 대표의 주도로 혁신기구를 구성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비명(비이재명)계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방탄 이미지가 고착화되고 지금 저희가 혁신하겠다, 쇄신하겠다고 하고 있는데 그게 구두선에 불과하다, 너희들은 안 된다, 이런 쪽으로 갈 게 뻔하다"라며 "(혁신의) 추동력이 상당히 약화될 것 아닌가 하는 그런 걱정이 있다"고 말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도 같은 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체포동의안 부결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이 더 커졌을 것 같아서 당 혁신위원회에 대해서는 저희가 출범 시기나 역할을 다시 한 번 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저희가 돈봉투 사건에 대해 변화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 혁신위를 열겠다는 건데 (체포동의안 부결 이후) 바로 혁신위원장을 발표하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점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최근 김은경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김태일 전 장안대 총장 3명을 혁신위원장 후보로 압축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최종 인선이 확정될 것으로 전망됐었지만, 현재까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공보국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 메시지에서 "혁신기구 책임자 임명은 현재 복수 추천된 인사들에 대해 논의 중이며, 특정 인사로 압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인선 당시 부실 검증 논란이 불거졌던 만큼, 인선에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혁신기구 출범이 지체되는 사이, 혁신의 방향을 두고 친명계와 비명계의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친명계는 혁신의 방향이 현역의원 기득권 혁파, 대의원제 폐지 등에 맞춰져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비명계는 이재명 대표 체제의 1년을 평가하고, 문제가 있다면 이 대표 퇴진 등 과감히 칼을 빼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현역 의원들의 기득권도 혁신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하니까 이걸 비판하는 분들이 계신다"라며 "현역 의원들이 의정 활동에 충실하고 그 다음에 지역구 주민들의 이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면 뭐가 걱정이겠느냐"라고 강조했다.


친명계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조 의원은 "그건 결국은 당내 직접민주주의 강화, 즉 당원권 강화, 결국 강성 당원의 영향력 강화 그런 것"이라며 "바닷물에 소금을 왕창 들이붓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의원제 바꾸면 민주당의 모든 문제가 다 해결이 되느냐. 그건 아니지 않느냐. 지금 우리의 문제는 당내 민주주의가 약화되고 있고 사당화가 심화되고 있고 결국은 당심과 민심이 이반되고 있는 것"이라며 "(혁신기구에서 )4.7 재보궐 패배부터 쭉 그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같은 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혁신위가 꾸려진다면 대통령선거, 지방선거에 대한 평가와 반성 그 다음에 이 대표 체제 1년에 대한 평가와 반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스스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물러가 준다면 당으로선 가장 최고의 바람직한 모습"이라며 "이 대표 스스로가 나서 리더십을 회복해내든지, 회복해내지 못한다고 하면 이 대표 거취에 대한 문제들이 훨씬 더 눈덩이처럼 커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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