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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이 웬 말' 신재생 '순풍'에 전선업계 쾌조


입력 2023.06.16 06:00 수정 2023.06.16 06:00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LS전선·대한전선, 영업익·수주잔고 증가

원자재 값 하락에도 연이은 수주로 매출 상승

해상풍력 시장 성장에 해저케이블 고공행진

강원도 동해시 LS전선 해저케이블 공장ⓒLS전선

글로벌 경기 불황에도 전선업계는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화석연료 발전소 대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바람이 불며 전선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다. 국내 빅2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은 이같은 해외 수요 확대에 힘입어 연이은 수주 낭보를 울리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4982억원, 영업익 601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3% 줄었지만 영업익은 21% 늘었다. 같은 기간 대한전선은 매출 7039억원, 영업이익 17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및 영업익이 각각 19%, 50% 가량 증가했다. 특히 대한전선의 경우 12년 만에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양사는 올 1분기 원자재인 전기동(구리) 가격이 낮아졌음에도 호실적을 거뒀다는. 전선업의 경우 구리 가격이 오르면 케이블 단가에 연동돼 매출이 오른다는 특성이 있다. 쉽게 말해 구리 가격이 떨어졌음에도 오히려 매출은 올랐다는 것인데, 그 이유는 높은 수주 잔고와 더불어 전선업계의 연이은 신규 수주 확대 덕분으로 분석되고 있다.


LS전선의 올해 1분기 수주잔고는 전년 동기 대비 5%가량 증가한 3조4045억원이다. 대한전선은 1조5482억원의 수주잔고를 기록했다. 수주잔고는 수개월에서 수년간 기업의 매출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에 향후 더 높은 수익 및 실적을 가늠하게 하는 지표다. 실제로 국내 전선업체는 최근 대규모 수주를 연이어 따내고 있다.


LS전선은 지난달 네덜란드 국영전력회사 테네트에서 2조원대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을 수주했다. 이는 북해 해상풍력단지와 독일과 네덜란드 내륙을 HVDC 케이블로 잇는 사업이다. 앞서 지난해 북미에서 3500억원 규모, 지난 2019년부터 올해까지 대만에서는 약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해상풍력 초고압케이블 계약을 모두 싹쓸이하는 저력을 보였다.


아울러 덴마크 오스테드와 CIP, 벨기에 얀데눌, 독일 WPD 등 글로벌 해상풍력 사업자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유럽에서의 영향력도 확대하는 모습이다.또한 해저시공업체 KT서브마린 지분을 인수해 시공 역량을 강화했다. 이로써 LS전선은 자사 해저 케이블 제조 기술에 KT서브마린의 시공 기술과 선박 운영 능력을 더해 글로벌 수주 역량에 시너지를 내게 됐다.

대한전선이 쿠웨이트에서 초고압케이블을 포설하고 있다.ⓒ대한전선

대한전선 역시 올해 초 독일에서 7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지난 2017년 영국에 지사를 설립한 뒤 네덜란드 법인(2019), 덴마크 지사(2021), 스웨덴 지사(2022) 등을 추가로 설치해 유럽 시장 공략에 집중해온 결과다.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유럽 시장에서 추가 수주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이는 의미가 크다.


지난달 쿠웨이트에서도 6500만불(한화 약 833억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따냈다. 입찰 조건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중동 지역에서 유럽, 일본 등 소수의 기업만이 자격을 갖춘 300~400kV급 초고압 전력망 계약을 수주한 것은, 향후 다른 입찰에서도 대한전선이 경쟁 우위를 확보하게 된 계기라고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이처럼 연이어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LS전선, 대한전선 등 국내 전선업체가 특히 주목하는 곳은 해저케이블이다.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가 강화되면서 해상풍력 시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상풍력 시장은 지난해 58조원 규모에서 2027년 약 150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시장조사기관 및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해상풍력단지와 육지를 연결하기 위해선 해저케이블이 필수다. 특히 고난도 기술력과 특수설비가 필요한 해저케이블 특성상 현재 소수기업이 시장을 과점하고 있어 국내 전선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달 LS전선은 아시아 최대 HVDC 해저케이블 전용 공장을 강원도 동해시에 준공했다.


재작년 호반그룹에 편입된 후 신성장 동력 투자를 위한 일환으로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는 대한전선 역시 현재 1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대규모 해저케이블 임해공장을 건설 중이다. 해저케이블을 생산과 동시에 곧장 배로 선적 가능한 만큼 글로벌 해상풍력의 전초 기지가 될 전망이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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