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공직선거법 위반' 이재명 공판 증인으로 출석…40여일 만의 재대면
"이재명, 꼭 '모른다'고 말했어야만 했는지 의문…유가족 생각하면 마음 아프다"
"대장동 사업 관련 故김문기와 이재명에 보고하러 간 적 있어…유한기도 동행"
이재명, 발언권 얻어 직접 신문하기도…"故김문기 업무일지에 보고 내용 없어"
이른바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장동 사건에 관여되어 있다'고 오인받기 싫어서 故김문기 씨를 몰랐다고 얘기했을 것"이라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유 전 본부장은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4월28일 피고인과 증인으로 마주한 지 40여일 만이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유 전 본부장은 검찰로부터 "이 대표가 故김문기 씨 관련해 모른다고 거짓말을 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그 당시 상황(이 대표가 대장동 게이트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모면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꼭 그렇게 '모른다'고 말을 했어야만 했는지 모르겠다. 이 부분에 대해 김 전 처장과 유가족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사건이 터지기 전에는 이 대표도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과거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에 이 대표가 이 사건에 관여한 정도가 중요한 부분이었다"며 "그렇더라도 故김문기 씨를 알고 있다면 '알고 있다고 해도 됐을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그는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故김문기 씨와 이 대표에게 보고하러 간 적이 있다. 다만 저희 둘이 가진 않았고, 故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등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갔던 기억이 있다"며 "이 대표에게 긴밀한 이야기 혹은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이야기를 할 때는 혼자 갔다"고도 증언했다.
이후 유 전 본부장은 "13년 전 이야긴데, 증언하신 내용들이 다 기억이 나느냐"는 이 대표 측 변호인의 질문에 "며칠 전 대학 동창을 만나서 과거 학부 때 에피소드도 얘기하곤 했다"고 맞받았다.
이날 이 대표는 직접 발언권을 얻고, 유 전 본부장에게 "故김문기 씨가 착실하게 근무일지를 쓴 것 같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시장에게 유 전 본부장과 동행해서 제게 보고했더라면, 당연히 업무일지에 관련 내용이 쓰여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그건 저도 모르겠다"고 짧게 답했다.
한편, 이 대표는 2021년 민주당 대선 후보 신분으로 출연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시절 김문기 당시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하위 직원이었기 때문에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대답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는 2021년 국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직무유기로 문제삼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