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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왕국' 디즈니, 영화·OTT 부진으로 웃을 수 없는 100주년


입력 2023.06.21 09:17 수정 2023.06.21 09:1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최근 디즈니플러스 코리아 콘텐츠 팀 철수 소식

독보적인 스토리텔링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기업으로 명성이 높은 월트디즈니 컴퍼니가 올해로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다. 100년 동안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던 디즈니지만, 연이은 콘텐츠 부진으로 창립 100주년을 앞둔 현재, 마냥 자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5월 발표한 디즈니의 1분기 실적은 매출 218억 2000만 달러다. 전년 동기간 대비 13%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2% 감소한 32억 8500만 달러다.


지난 2월 아이거 CEO는 55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며 전 세계 직원의 3.6%에 해당하는 7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한 후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5월에는 픽사 전체 중 1200명 중 6%에 해당하는 직원 75명이 해고됐으며, 여기에는 '버즈 라이트 이어'의 감독을 맡았던 앵거스 매클레인과 프로듀서 게린 서스맨, 2015년부터 픽사의 글로벌 홍보를 책임졌던 마이클 아굴넥 부사장도 해고됐다.


디즈니의 인원 감축 칼 바람은 OTT의 더딘 성장과 '어벤져스: 엔드게임' 이후 페이즈4에 접어든 MCU 및 픽사 등 영화 상영 수익이 부진했던 것이 이유가 됐다.


디즈니는 올해 1~3월 스트리밍 부문 6억 5900만 달러의 영업 손실을 냈다. 이는 직전 분기 11억 달러 적자보다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가입자 수 역시 전분기 대비 400만 명 감소한 1억 5780명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디즈니가 각국 시장에서 OTT 콘텐츠 제작을 중단하거나 TV 채널 중단을 결정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캐나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중단했으며, 내셔널 지오그래픽, 스타 차이나 무비, 스타무비 등 한국·홍콩·대만·동남아 시장에서 운영하던 TV 채널 채널도 문을 닫는다.


칼바람은 한국에도 불어닥쳤다. 디즈니코리아의 한국 OTT팀이 해체됐다는 보도가 전해졌다. 업계에는 디즈니 플러스의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잠정 보류됐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콘텐츠팀 해체는 디즈니 플러스가 국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2021년 11월 12일 호기롭게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5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올해 5월 기준 179만 7157명이다. 이는 같은 기간 티빙(515만 명)·쿠팡 플레이(431만 명)·웨이브(392만 명)보다 저조한 수치이며 라이벌로 여겨지는 1153만 명을 가입자를 보유한 넷플릭스에게는 완패한 숫자다.


2년 동안 디즈니 플러스는 국내에 '너와 나의 경찰수업', '그리드', '키스 식스 센스', '사랑이라 말해요', '커넥트', '카지노' 등 한국 오리지널 작품과 유재석을 필두로 한 '더 존: 버텨야 산다', 연애 서바이벌 '핑크 라이' 제작했지만, '카지노' 외에 히트작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영화 쪽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블랙 위도우', '이터널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토르: 러브 앤 썬더', '블랙펜서2',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3' 등을 선보였지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볼륨3' 세 작품만이 살아남고 나머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MCU의 흥행 부진이 반복되자 위기론은 페이지4 이후 끊이질 않고 나오고 있다.


디즈니는 2003년 픽사, 2006년 마블, 2012년 스타워즈 시리즈의 루카스 필름, 2019년 21세기 폭스사를 차례로 인수하며 세계 최대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콘텐츠 확장을 위한 무리한 움직임이 오히려 디즈니만의 정체성을 흐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내놓는 작품마다 배치돼 있는 무리한 PC 주의가 피로감과 더 나아가 거부감을 일으켜 이야기와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들도 나온다.


월트디즈니의 체질 개선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꿈과 희망을 주는 '콘텐츠 왕국' 과거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축하보다는 더 나은 콘텐츠를 위한 고민과 결과물이 필요해 보인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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