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조사서 서울·호남 지지율 동반↓
다수 조사에서도 수도권 지지율 약세 지속
친중 정서·코인 사태, 20·30대 설득 실패
"지도부가 수습하고 대응해야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과 호남 지역에서 지지율 약세를 겪고 있다. 이재명 지도부가 거듭된 악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는데다, 민주당의 친중 중심 외교 노선이 국민들의 이해를 사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수도권에 집중된 20·30세대가 민주당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는 만큼 당내 일각에선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는 카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9~23일 정당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의 지지도는 2주전 대비 0.4%p 하락한 43.8%를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서울 지역에서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단 점이다. 2주 전 42.3%였던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38.9%로 3.4%p 떨어졌다. 광주·전남북에서의 지지율도 같은 기간 61.7%에서 59.0%로 2.7%p 하락했다.
이 같은 지지율의 하락세는 이번 조사에서만 드러난 것이 아니다. CBS노컷뉴스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21~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의 서울과 인천·경기 지지율은 각각 직전 조사 대비 4.6%p, 5.3%p 하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조사한 결과에서도 민주당의 '심장'으로 꼽히는 광주·전남북에서는 43%의 지지도를 기록해 전주(56%) 대비 13%p 떨어졌다.
수도권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은 20·30세대의 마음에서 멀어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리얼미터 조사 결과 18~29세 지지율은 39.2%에서 38.0%로 떨어졌다. 30대 지지율 역시 47.4%에서 42.0%로 하락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에선 민주당의 20대 지지율이 직전 조사의 33%에서 21%로 12%p 급락한바 있다. 또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19~21일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민주당의 20대 지지율은 2주 전보다 2%p 빠진 17%로 내려앉으면서 비슷한 양상이 관찰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얼마 전에 이재명 대표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만났고 또 민주당 의원 12명이 두 차례에 걸쳐 티베트에 갔다 왔지 않느냐. 이런 것들이 역풍이 강하게 불고 또 지금 우리 국민들이 중국에 대해서 반중 정서가 굉장히 강하지 않느냐"라며 "특히 20·30이 더 그렇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관심을 반일 정서로 돌리기 위해서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20·30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와 관련한 여론 악화 역시 민주당에 악재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한 의원은 "코인 사태로 진짜 청년층의 민심이 많이 위험해졌다"며 "특히 수도권은 단순히 하루이틀 준비해서 되는 지역이 아닌데도 청년층이 납득할만한 해명도 없어서 지역 활동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호남에서의 지지율 약세 역시 수도권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당내에선 호남에서의 약세는 수도권과 달리 기존 충성 지지층이 흔들릴 정도로 현 지도부를 향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읽어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윤영찬 의원은 "우리 당에서 지금 오히려 부족한 부분은 당내의 다양한 목소리들이 소멸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당내 민주주의가 활성화되고 당이 포용성을 가져야만 확장될 수 있는 거고 그래야만 국민의 지지율이 더 높아질 수 있는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봤듯이 우리 당의 지지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고, 호남에서의 지지율조차도 굉장히 의심을 받는 상황까지 왔다"고 진단했다.
이에 당내에서는 지도부를 향한 불만이 터져나오는 상황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지금 국민의힘이나 정부가 잘하고 있다고 보기 힘든 상황에서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다는 건 누군가 잘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 잘못이 누구에게 있든 간에 지도부가 해야 할 일은 이를 잘 수습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인데 솔직히 지도부가 뭘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