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놓고 구단과 충돌한 양현준, 김병지 대표 만나 화해
강원은 ‘여름 이적불가 방침’ 전면 재검토 결정
오현규 유럽행 허용한 수원 삼성과 비슷한 길 걸을지 관심
스코틀랜드리그 명문 셀틱의 오퍼를 받은 ‘강원의 신성’ 양현준은 과연 유럽 진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이적을 놓고 구단과 정면충돌한 양현준이 강원FC 김병지 대표이사를 만나 오해를 푼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 구단에 따르면 5일 김병지 대표이사가 양현준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고, ‘여름 이적 불가’ 방침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선수와 구단 사이에 쌓인 오해도 풀린 것으로 전해졌다.
셀틱의 제안을 받은 양현준은 최근 공개적으로 이적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지난 2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을 마친 뒤 믹스트존 인터뷰서 취재진에 “이번 여름에 셀틱으로 이적하고 싶다. 강원이 이적을 허용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적료가 부족하다면 연봉에서 깎아서 가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강원은 당장 올 여름에 양현준을 보낼 생각이 없어 보였다.
물론 강원도 입장이 있다. 강원은 현재 K리그1에서 승점13(2승7무11패)으로 12개 팀 중 11위에 머물고 있어 강등 위기다. 최하위 수원 삼성과는 승점 차이가 3밖에 나지 않아 한순간에 다이렉트 강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팀 사정이 어려운데 핵심 전력인 양현준을 시즌 도중 내주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기도 하다.
특히 양현준은 이적 과정에서 김병지 대표와 만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는데, 최근 김 대표이사가 한 매체를 통해 양현준 측과 꾸준히 소통해왔다고 반박하면서 자칫 감정싸움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줄곧 ‘여름 이적 불가’ 방침을 고수했던 강원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다시 양현준의 유럽 진출 문이 열리게 됐다.
또 한 명의 유럽파를 기대하는 팬들은 지난 겨울 팀의 에이스였던 오현규의 유럽 진출을 허용했던 수원 삼성처럼 강원도 대승적 결단을 내리길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구단 역사상 최초 승강플레이를 치르며 강등 위기를 겪었던 수원은 팀의 에이스인 오현규가 셀틱으로부터 오퍼를 받자 고민에 빠졌다. 수원 역시 오현규가 당장 해외로 나가기보다는 국내서 한 시즌만 더 소화하고 유럽 무대로 진출하기를 바랐지만 선수의 강력한 의지를 꺾지 못하며 결국 이적을 허용했다.
대승적 결단을 내린 수원의 결정은 많은 박수를 받았지만 대가는 컸다. 수원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최하위로 추락하며 강등 위기를 겪고 있다.
현재 수원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는 강원도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