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6차례 걸쳐 케타민 약 10㎏ 밀수한 혐의
시중 가격만 25억 원 달해…케타민, 의료용·동물용으로 사용되는 마취제
클럽 '버닝썬' 성범죄 사건에 악용돼 '클럽 마약' '버닝썬 마약' 별명 붙어
검찰 "단일 마약밀수 사건 기준 17명 적발은 역대 최대 규모…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 선고될 것"
일명 '버닝썬 마약', '클럽 마약' 등으로 불리는 케타민 20만명분을 국내로 몰래 들여온 조직원 17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이날 태국에서 구입한 케타민을 국내로 들여오던 밀수 조직원 17명을 검거해 총책 최모 씨 등 14명을 구속기소하고, 3명을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태국에서 구입한 케타민을 국내로 몰래 들여오기로 하고 각각 자금조달, 거래 주선, 유통 등 역할을 맡아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6차례에 걸쳐 케타민 약 10㎏을 밀수한 혐의(특가법상 향정, 범죄단체조직 등)를 받는다.
케타민 10㎏은 1회 투약분(약 0.05g) 기준 약 2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중 가격만 약 2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케타민은 의료용·동물용으로 사용되는 마취제의 일종으로 필로폰이나 코카인보다 저렴하고 투약이 편리해 젊은 층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과거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성범죄 사건에 케타민이 악용된 사실이 알려지며 '클럽 마약', '버닝썬 마약'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이들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때마다 약 1.4∼1.8㎏의 케타민을 비닐로 감싸 속옷 안에 넣고, 그 위에 큰 치수의 옷을 입는 방식으로 당국의 적발을 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해 말 '20대 남성을 운반책으로 이용하는 케타민 밀수 조직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사를 이어오던 중, 올해 1월 세관과 함께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던 2명을 검거하는 등 최 씨 일당을 순차적으로 붙잡아 전원을 기소했다.
이들 대부분은 20대 사회초년생으로, 케타민을 운반하면 회당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죄의식 없이 범죄를 반복하고 범행 수법을 공유하며 조직원을 늘려가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보고 초범이나 자수 여부에 상관없이 모두 기소했다.
특히 군 복무 등 사정이 있는 3명을 제외한 14명 모두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단일 마약밀수 사건을 기준으로 17명 적발은 역대 최대 규모"라며 "이들이 밀수한 케타민은 5천만원 이상인 경우에 해당해 특가법 규정상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 선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들이 들여온 케타민을 국내에 유통·판매한 나머지 일당과 이를 구입한 이들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