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하나 참여…국민·신한·우리 "검토"
원리금 부담 감소, 대출 한도 확대는 '장점'
몸집 불리는 부채 자극 가능성 '고민거리'
국내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만기가 50년까지 연장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차주 입장에서는 만기가 길어지면 매월 내야하는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 수 있는 데다 대출 한도도 늘어난다.
다만 최근 주택 관련 규제 완화로 주담대 몸집이 불어나는 가운데, 이같은 만기 연장 효과가 가계부채 확대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하나은행은 이달 초 주담대 주요 상품의 최장 만기를 50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우선 농협은행이 지난 5일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혼합형)' 대출기한을 40년에서 50년으로 연장했다. 이어 하나은행이 7일부터 주요 상품들의 최장 만기를 50년까지 늘렸다. 대상 상품은 ▲하나 아파트론 ▲하나 혼합금리모기지론 ▲하나 변동금리모기지론 ▲하나 혼합금리모기지론(변동금리대환전용) 등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도 주택담보대출 만기 확대를 검토 중이다.
주요 은행들이 주담대 만기 연장에 나선 것은 지난해 5월 만기를 40년으로 늘린 이후 약 1년 만이다. 앞서 지난 1월 한화생명이 금융권 최초로 만기 50년 주담대를 내놓자 이는 곧 은행권으로도 확산됐다. Sh수협은행이 올해 초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만기를 50년으로 늘렸고, DGB대구은행도 합류한 상태다.
은행들이 잇따라 주담대 만기를 늘린 배경에는 정부의 정책이 자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6월 금리상승기 취약차주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초장기 정책모기지를 도입하자는 방안을 내놓았다. 만기를 늘려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여주자는 취지다.
대출받는 차주 입장에서 만기가 늘면 매달 갚아야하는 원리금 상환액이 낮아진다. 예를 들어 3억원 주택을 연 4%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고 원리금균등상환을 해야할 때 만기가 40년이라면 매달 평균 141만8198원을 내야한다. 하지만 만기를 50년으로 늘리면 평균 132만1504원으로 매달 내야 하는 돈이 약 10만원 가까이 줄어든다.
또 만기를 늘리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른 대출한도도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DSR은 연 소득에서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는 선까지만 대출해 주는 것인데, 연간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줄면서 전체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도 커질 수 있다.
다만 만기를 늘릴수록 차주가 내야하는 총 이자가 늘어나는 것은 고려해야하는 사항이다. 위와 같은 조건에서 만기가 40년이라면 총 이자액은 3억212만3018원이지만, 50년은 3억9462만6526원으로 불어난다.
은행 입장에서도 안정성이 높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대출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점은 장점이다. 주담대는 연체가 돼도 담보물이 있어 신용대출 대비 리스크가 적은 대출이다.
하지만 최근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은행권 주담대가 증가 규모가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만기 연장 상품이 지금 시기와 맞물려 우리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의 불씨를 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주담대는 전월 대비 7조원 늘어난 81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2월(7조8000억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대 증가 규모다.
주담대가 늘면서 가계부채 몸집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2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9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치며, 지난달 증가 규모는 2021년 9월(6조4000억원) 이후 가장 크다. 가계대출은 올해 4월 조4000억원 증가 전환한 이후 5월(4조2000억원), 6월(5조9000억원) 두달 연속 증가 규모가 확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 만기가 연장되면 DSR 한도가 늘어나고 그만큼 대출도 더 내줄 수 있어 대출 잔액이 증가할 수 있다"며 "주택 거래와 대출 진행 시차를 두고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달도 가계대출 증가 압력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