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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낙 회동' 순연된 진짜 이유는 지지층 싸움?


입력 2023.07.12 15:05 수정 2023.07.12 15:06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이재명 강성 지지자, 이낙연 겨냥해 "낙지 탕탕이"

도 넘은 폄하 행각에 당내선 "혐오 표현 징계해야"

친명계에선 "높은 수위에서 티키타카하는 것"

2022년 2월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린 합동유세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에게 파란색 목도리를 걸어주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의 두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간 회동이 우천을 이유로 순연된 가운데, 당 안팎에서 나오는 다양한 정치적 해석과 맞물려 지지자들 간 갈등도 폭발하고 있다. 특히 이 전 대표를 겨냥한 대표 강성 지지자인 '개딸(개혁의 딸)'들의 원색적인 비난이 도를 넘는 모양새다.


12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전날 저녁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할 예정이었으나, 회동을 불과 2시간여 앞두고 이를 취소했다. 서울 일각에서 첫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는 등 수도권 일대에 폭우가 내린 탓이다.


당초 두 사람의 회동은 비명(비이재명)계의 '이재명 체재' 반발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진돼 관심을 모았다. 당 일각에서 '분당(分黨)론'까지 분출된 만큼 두 사람의 회동이 계파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두 사람의 회동이 오랜기간 조율돼 어렵사리 이뤄진 만큼, 순연의 배경에 단순히 '우천'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그 중 '개딸'들의 이 전 대표 폄하 행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 '개딸'들은 지난 10일 오픈한 당원 온라인 커뮤니티 '블루웨이브'에서 이 전 대표를 겨냥, '낙지 탕탕이' '수박'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들은 "대선 패배의 1등 공신을 왜 만나냐" "만나면 당원 탈퇴하겠다" "낙지는 역시 탕탕 쳐서 먹어야 제 맛" 등의 글을 올렸다.


'개딸'들은 회동 순연 소식이 알려진 직후에도 "썩은 낙지 싫다" "똥파리들 쫓아내야 한다" 등의 주장을 펼쳤다. 또 "그렇게 기분 나쁘면 대선 경선 이겼어야지. 누가 지라 그랬나" "이낙연이 인기가 없는 건데 왜 애먼 우리 대표님 지지자들한테 시비냐" 등의 글도 올라왔다.


이에 대해 비명(비이재명)계 이상민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우리 당의 일그러진 팬덤은 넘어가야 될, 극복할 과제"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앙금이 있어도 저런 표현은 상대에 대한 비하나 폄하·혐오, 이걸 불러일으킬 의도를 갖고 있는 거 아니겠나. 민주당이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있고 그걸 기반으로 하고 있는 정당인데 당원들이라면 저런 표현을 쓰면 안 된다"며 "극한적인 혐오 표현, 차별적 언동을 하는 분들에 대해선 징계를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 커뮤니티 '블루웨이브' 갈무리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이와 같은 행각이 당초 두 사람의 회동을 '비공개'로 추진한 배경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서 이러한 해석에 대해 "특별하게 그런 정도는 아니다. 그건 오버"라고 일축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대를 비난하는 형태가 이 대표에게도 이 전 대표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을 확인한다면 정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에 있어서는 부분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을 아주 세게 지지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있지 않냐.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현재 정치 현장에 있기 때문에 그보다 높은 수위에서 '티키타카'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 지지층 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양측은 다음 주 초로 회동을 재추진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전날 (이 전 대표 측근) 윤영찬 의원과 만나 다음 주 초에 하는 것으로 대략 일정을 잡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회동 의제에 대해서는 "자연스레 만나 현안에 대해 얘기하고 방향에 대해 공감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무게감 있는 대화가 될 것"이라며 "특별한 이슈와 주제를 갖고 정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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