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6·25 참전 92세 룩셈부르크 노병 만나 전한 말은…

尹, 6·25전쟁 정전 70주년 맞아 방한한

룩셈부르크 총리·뉴질랜드 총독과 환담

룩셈부르크 참전용사 만나선 "자유 수호 헌신, 잊지 않을 것"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룩셈부르크 정상과 참전용사 간 환담에 정전협정 체결 70주년 기념일 및 유엔군 참전의 날을 맞아 방한한 자비에 베텔(오른쪽) 룩셈부르크 총리, 참전 용사인 레옹 모아옝 씨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6·25전쟁 정전 70주년과 유엔군 참전의 날(오는 27일)을 맞아 방한한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와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과 연달아 면담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참전국 정상들과 함께 대한민국을 다시 찾은 참전용사들과 만남을 갖고 희생과 헌신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25일 두 정상을 만나 두 나라의 6·25 전쟁 참전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6·25 전쟁 당시 인구가 20여만 명이던 룩셈부르크는 전투병 100명을 파병해 22개 참전국 중 인구 대비 가장 많은 병력을 보냈다. 뉴질랜드는 함정 6척과 병력 3794명을 한국에 파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와 만나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6·25 전쟁에 자국 역사상 유일한 전투부대 파병을 해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의 고도화되는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베텔 총리는 이에 공감을 표명하고 함께 협력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베텔 총리는 윤 대통령의 최근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선 "의미가 크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지원을 계속해 가자"고 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교역과 투자를 확대하고 우주, 퀀텀(양자) 과학기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베텔 총리와 함께 방한한 6·25 참전 용사인 레옹 모아옝 씨(92)와 만남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휠체어로 오실 줄 알았는데 보행보조기를 이용해서 이렇게 직접 걸어서 오시고, 무릎을 빼고 전부 건강한 모습이어서 정말 다행이고 기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철원이라는 지역에서 전투한 것으로 아는데, 혹시 70년 전의 그 상황이 기억나시느냐"고 물었다. 모아옝 씨는 한국어로 "철원"이라고 말한 뒤 "완전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래도 많은 것들이 생각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모아옝 씨가 6·25 전쟁 참전 중 왼쪽 다리에 관통상을 입고 일본의 병원에 후송된 뒤 본국에 돌아가지 않고 다시 참전해 싸운 것을 언급하며 "머나먼 타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헌신한 모아옝 용사의 용기를 대한민국 국민들이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모아옝 씨에게 '영웅의 제복'도 선물했다.

이날 환담에는 모아옝 씨 아들인 조제프-세바스티앙 모아옝 씨와 손녀인 샤를롯 로즈 영선 씨도 자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전협정 체결 70주년 기념일 및 유엔군 참전의 날을 맞아 방한한 데임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과 면담 전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윤 대통령은 이어 신디 키로 뉴질랜드 총독을 만나서도 뉴질랜드 6·25 전쟁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양 정상은 양국의 관광·문화·인적 교류 증진을 통해 미래세대 간 교류를 더욱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고, 양국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마오리족 출신으로는 세 번째 총독인 키로 총독은 면담 말미에 윤 대통령이 지난 4월 국빈 방미 당시 백악관 만찬에서 불러 화제가 됐던 '아메리칸 파이'를 언급하면서, "한국인들의 애창곡 '연가'가 마오리족의 전통민요"라며 즉석에서 뉴질랜드어로 '연가'를 수행원들과 합창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