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잼버리 파행 두고 "국격·긍지 잃어…부끄러움, 국민 몫"
대통령실, 신문 사설 표현 빌려 "적반하장·후안무치" 맹폭
대통령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과 관련해 현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한 것에 대해 '적반하장', '후안무치' 등의 표현을 빌려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잼버리 파행 책임론을 두고 전·현직 권력이 정면충돌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4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이 현 정부 비판론에 가세했다'는 질문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석간신문이 오늘 사설에서 '적반하장이고 후안무치'라고 썼다"며 "그런 평가를 유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가 언급한 신문은 '문화일보'인데, 문화일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준비 부족은 문 정부에서 주로 벌어진 일임을 고려할 때 기막힌 궤변"이라며 "적반하장이자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문 전 대통령이 잼버리 사태와 관련해 현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과 관련해 "본인이 대통령일 때 잼버리 대회가 유치되고, 조직위원회가 출범됐다. 대회 준비 진행 상황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았을텐데, 위로하는 척 하면서 현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며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13일)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유치 당시의 대통령으로서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면서도 "국격을 잃었고, 긍지를 잃었다. 부끄러움은 국민의 몫이 되었다. 사람의 준비가 부족하니 하늘도 돕지 않았다"고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감사원이 잼버리 부실 운영 사태에 대해 감사에 나서는 것과 관련해선 "잼버리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 이유에 대해선 점검하고, 향후 대응책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그런데 그런 과정이 소모적인 정쟁이 되어서는 안 되고, 생산적인 개선책을 도출하는 그런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난 12일 공식 종료한 잼버리와 관련해 "무난하게 마무리함으로써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는데 큰 역할을 해 준 종교계, 기업, 대학 및 여러 지방자치단체에 감사하고, 잼버리 대원을 반갑게 응대해 준 우리 국민께도 감사하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각종 행사에서 안전을 위해 애쓴 군, 경찰, 소방관을 비롯한 공무원들의 수고도 치하했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도 "총리 중심으로 잼버리를 잘 마무리했다. 수고가 많았다"며 한 총리를 격려했다.